최종구 "가상통화, 투기 축소에 초점… 규제 수준은 논의 필요"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가상통화 규제와 관련해 "무분별한 투기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해외처럼 거래소 인가제나 선물거래 도입은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논의를 통해 규제 수준 및 법개정 주체가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최 위원장과 가상통화 관련 일문일답이다.


-법무부에선 가상통화 관련 법안을 금융위가 가져오면 그걸 가지고 논의해보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어떻게 되고 있나.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논의해 봐야 한다. 지금으로선 부작용 최소화하는 데 방향이 맞춰져 있다. 절대 거래소를 인가한가든지 선물거래를 도입한다는지 식으로는 안 간다. 무분별한 투기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다만 어느 수준으로 규제할 것인지는 (정부간) 교류가 돼야 한다. 법을 어떤 식으로 만들지도 마찬가니다. 논의가 끝나야 법을 만드는 주체가 누가될 것인지 정해질 것이다. 지금 금융위와 법무부 중 누가 한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산업 측면도 봐야 하는데 법무부가 (TF의) 주무부처를 맡기엔 적절치 않단 지적도 나온다.
▶가상통화 거래를 일종의 금융거래로 인식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건데 우리는 금융거래로 보지 않는다. 발을 빼는 것도 아니고 발을 뺄 수도 없다. 법무부도 마찬가지다. 금융거래로 인정하면 여러 문제점이 파생될 수 있다.


-미국, 일본 정부와 비교했을 때 가상통화를 다루는 한국 정부의 태도가 상당히 보수적이란 지적이 있다.
▶미국 선물거래 역사를 보면 원래 민간회사에서 출발했다. 지금도 민간회사가 운영하고 있으며 그러다 1970년쯤 옵션 등을 도입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그런데 우리는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게 법에 규정돼 있어 미국과 출발이 다르다. 그래서 제도권 거래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선물 거래를 인정하면 우리 경제에 보탬이 되는가를 따져볼 때 몇 차례 강조했지만 수수료 받는 거래소나 차익 벌어들이는 투자자 외에 우리 경제에 무슨 효용이 있나. 현재로선 아무런 효용이 없고 부작용만 눈이 뻔히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한 규제를 아무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건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규제로 가는 게 맞다. 최근 부위원장이 한중일 당국자와 얘기했을 때도 시장에서 정부가 가상통화를 공식화, 승인했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다.

-정부 내에선 비트코인 거래를 전면 금지해야 한단 식의 얘기도 나온다는데.
▶법무부 입장은 그렇지만 그렇게 하려면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방금 얘기한 것처럼 가상통화의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무조건 규제로 가도 되느냐에 대한 의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