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관세추징에 LNG 업계 "난감하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0월 2일 인천시 연수구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 인천LNG기지를 방문해 시설 관련 설명을 관계자들로부터 듣고 있다./사진=뉴스1

관세청이 LNG 업계에 대규모 세금추징에 나선다. 수입가격을 시세보다 낮게 신고해 세금을 덜 낸 혐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도약 정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 달 30일 포스코에 1700억원 규모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과세 예고 통지문을 보냈다.

관세청은 포스코 (391,500원 ▼3,500 -0.89%)가 2012~2016년 인도네시아 탕구 광구에서 도입한 LNG 가격을 시세보다 낮게 신고한 혐의를 포착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포스코의 LNG 수입 신고 가격은 한국가스공사의 절반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과세전적부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인도네시아와 수입 계약 후 추가 계약을 통해 가격 인상을 하는 등 조정을 하기도 했으며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게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세청이 LNG 도입 업체에 대한 세금 추징에 나선 것은 포스코가 처음이 아니다. 관세청은 인도네시아 탕구광구에서 LNG를 도입한 SK E&S에도 포스코와 비슷한 이유에서 조사를 진행했고 과세 예고 통지문을 보냈다. SK E&S는 현재 과세전적부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의 칼날은 공기업으로도 향했다. 관세청은 LNG 수송선이 수송 중 기화된 가스를 연료로 사용한 부분도 관세 부과대상으로 보고 2013년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관세를 추징했다. 관세청은 이와 관련된 1130억원 규모 관세 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한국가스공사에 패소했다.

포스코와 SK E&S 등 민간 LNG 수입 업계는 관세청의 세금 추징이 업계 현실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포스코는 2004년 인도네시아와 계약을 체결하고 2005년부터 20년 장기계약으로 LNG를 도입해 포항·광양제철소에서 발전용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SK E&S도 2006년부터 20년 계약으로 LNG를 들여오고 있다.

하지만, 관세청이 도입 가격 비교대상으로 삼은 한국가스공사의 LNG 가격은 2010~2015년으로 2004년 당시 20년 장기 계약을 맺은 물량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NG는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라며 "업계 이해 없는 전방위적 관세 추징은 결국 정책 추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