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교장들 "일반고와 입시 시기 일원화, 헌법 소원 제기하겠다"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1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오세목 중동교 교장을 비롯한 서울시자립형사립고(자사고)연합회 소속 교장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일반고와의 입시 시기를 일원화하겠다는 정부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들은 정부가 "극악의 포퓰리즘을 펼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헌법 소원 등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자율형사립고연합회는 12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은 일반고와 자사고의 입시 시기를 일원화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령안 입법예고 마지막 날이다. 기자회견장에는 서울지역 자사고 22곳의 교장들이 모두 모였다.

자사고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내년 중2 고교입시부터 자사고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학생들은 고입 재수를 택하거나 교육감이 임의로 일반고에 배정한다는 동의서를 받은 후 비선호 일반고에 강제 배정된다"며 "이는 학생과 학부모가 가고싶은 학교를 선택한다는 이유로 나라가 보복성 불이익을 주는 국가 폭력"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연합회는 정부 정책으로 인해 신입생 모집에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교육권을 침해하고 자사고 존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사안을 당사자들과 협의없이 발표했다"며 "자사고 입시가 한창 진행되는 시기에 여론몰이를 한 결과 자사고 신입생 모집은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또 연합회는 "이미 자사고는 전형과정에서 학생의 성적을 볼 수 없어 우수학생을 선점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자사고를 없애겠다는 발상은 공교육 붕괴의 원인을 자사고 탓으로 돌리며 획일적 평등 선동으로 모두의 환심을 사려는 극악의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자사고연합회는 앞으로 법적 수단을 동원해 정부의 움직임을 막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사고연합회는 "법안 효력이 발효되는대로 즉각 효력정지가처분신청으로 법안을 무력화하고 위헌 여부를 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세목 자사고연합회장(중동고 교장)은 "자사고들은 '전기 선발'을 전제로 지정 신청을 했다"며 "국가가 건전사학과 맺은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뜨리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오 회장은 "이번 정책은 반헌법적인 조치인만큼 헌법 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