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배터리株, 원가상승 '암초'에 주춤

코스피 조정장에도 상승세를 보였던 배터리주(株)가 원가상승 암초를 만났다. 전기자동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중·대형 전지 수요 증가로 2차 전지 원료 중 하나인 코발트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하면서다. 올해 적자에서 벗어나 수익을 내기 시작한 중·대형 배터리 시장이 원가상승 압박에 위축될 가능성이 나오며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증시에서 LG화학 (373,000원 ▼8,500 -2.23%)은 전일 대비 2.5% 하락한 주당 3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2차 전지 사업을 새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SK이노베이션 (107,500원 ▼2,500 -2.27%)은 전일 대비 2.48% 하락하며 20만원선을 내줬다.


2차 전지 소재 테마로 분류되는 한화케미칼 (23,800원 ▼850 -3.45%)과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 포스코켐텍 (280,500원 ▼16,500 -5.56%) 역시 적게는 1%, 크게는 1.7%대 약세로 장을 마쳤다. CLSA와 UBS 등 외국계 매수세가 몰린 삼성SDI (413,500원 ▼8,500 -2.01%)는 전일 대비 1.67% 상승하며 선전했다.

이날 2차 전지 관련주의 약세는 필수 원료 중 하나인 코발트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코발트 현물은 톤당 7만4750달러에 거래를 마쳐 LME 상장 이후 최고가를 새로 썼다.

코발트 가격 상승세는 2017년 한 해 동안 계속됐다. 지난해 말 톤당 3만2734달러에 거래를 마친 코발트 가격은 2월 중순 본격 상승세를 타기 시작, 톤당 5만달러선을 넘어섰다.


이후 6만달러선에서 오르내리던 가격은 11월 중순 들어 급상승하기 시작했고, 12월 초 7만달러선까지 통과했다. 11일 사상 최고가는 7만 달러를 돌파한 지 채 반 달이 채 안 돼 7만5000달러에 접근한 것. 연간 상승 폭이 127.6%에 이른다.

전기차와 친환경 에너지 시장이 열리면서 제품수요가 늘어난 데다, 원산지 정세 불안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맞물리며 가격급등세가 나타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격 급등으로 인해 제품을 미리 사놓는 '사재기'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지 성능 개선에 따라 사용량이 늘어난 니켈 현물가격 역시 11일 LME 거래기준 톤당 1만1176.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대비 12.2% 상승한 가격이다. 코발트는 물론 니켈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배터리 제조업체의 원가상승 압박이 커졌다고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LME는 지난달 22일 중국기업이 콩고에서 아동 노동을 통해 생산한 코발트가 거래되고 있는지 조사할 것이라 밝혔다"며 "지난해 세계 코발트의 60%가 생산된 콩고에서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에 대한 공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코발트 가격은 지난해 12월 톤당 3만 달러에서 현재 7만4500달러까지 상승했다"며 "배터리 판매가격이 고정돼있다고 전제하면 코발트 원가 비중은 8.2%에서 20.2%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