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실명 청원…"유명세로 반칙" vs "관심 제고, 옳은 일"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실명으로 청원을 올린 것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다. '유명세를 이용한 반칙 행위'라는 주장과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 제고로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의견으로 나뉘는 것.


현재 청와대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국민 청원 중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청원'에 대해 청와대 수석 또는 각 부처 장관 등 책임있는 관계자가 30일 이내에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1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2일 '초등교실을 활용한 공공보육시설 확충'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참여인은 3만4000명을 웃돈다. 청원 마감은 다음달 11일이다.

청원자는 자신을 '유시민'이라고 밝히면서 "취학 전 영유아를 가진 젊은 부모는 공공보육시설 확충을 간절하게 바란다. 하지만 국가부채와 재정 여력 소진된 탓에 정부는 짧은 시간에 공공보육시설을 많이 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지를 마련하고 건물을 지으려면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생기는 초등학교의 여유 공간 일부를, 다시 말해서 지금 특활공간으로만 사용하고 있는 교실 일부를 공공보육시설로 활용할 것을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개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이 정책 아이디어를 청와대나 총리실에 건넬 수도 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대통령도 알고 국무총리도 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참모들도 많이 안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잠깐이었지만 중앙정부 행정을 해본 경험에 비춰 생각해 보니, 공개 청원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부처가 합의하고 협력해야 하는 일은 한 부처 혼자 할 수 있는 일에 비해 진척이 더디기 마련이다. 시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 전 장관 청원 지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옳바른 정책 추진을 위해 관심이 제고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일부는 유 전 장관을 중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한 청원자는 "유시민 작가는 지난 참여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검증된 사람이 초야에 묻혀 낭비되고 있는 현실이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또다른 청원자는 "유시민씨 청원을 해결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청원 내용이 자세하고 앞으로 진행될 일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서술해놨다. 그분을 기용해 본인 청원내용을 직접하게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시민 실명 청원 방지법이 시급합니다', '유시민 유명세로 작은 소리가 더 묻히네요', '유시민씨 처럼 이름걸고 청원 못하는 사람 서럽다', '유시민 이름을 드러낸 청원은 반칙입니다' 등의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자는 "우리 같은 서민들은 유명인에게 밀려 무슨 글을 올리겠느냐. 유시민씨를 청와대로 옮기라는 댓글이 많은데 사람들 마음대로 뽑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젠 청원의 본래 취지를 상실해 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남는 교실을 활용한 방안은 이미 일각에서 실시하고 있다. 정작 억울하고 고통스러워 글 올리는 사람의 목소리는 더 작아지고 있다. 본인도 유명세를 감추고 논리와 획기적인 방안으로 승부해야 진정 모두가 인정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