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은 범죄도시? 조선족은 억울합니다

서울시 중국동포 인식개선 웹툰(빛정 작가)/사진제공=서울시

#. 최근 개봉했던 영화 범죄도시에는 중국 하얼빈 출신의 악명높은 중국동포(조선족) 범죄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잔혹한 살인도 개의치 않는 존재로 비춰진다. 청년경찰에도 중국동포는 가출 소녀들을 납치해 난자를 강제 적출해 매매하는 존재로, 차이나타운에서는 한술 더떠 장기를 매매하는 폭력조직으로 등장한다.

올해 개봉한 영화 '청년경찰'과 '범죄도시'가 나란히 관람객수 500만 명을 돌파(범죄도시는 600만명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렸지만 이들 영화의 흥행을 불편하게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바로 중국동포들이다. 이들은 영화가 자신들이 주로 거주하는 대림동, 가리봉동 등과 같은 동네를 범죄소굴로 묘사하고 중국동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불편하고 왜곡된 시각을 반영했다고 본다.


서울시가 이러한 중국동포들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동포 이미지개선' 웹툰북을 발간해 확대 보급키로 했다. 서울시가 주도한 중국동포 이미지 웹툰을 책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배포하기 위한 시도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동포에 대한 인식개선 및 다문화수용성 향상을 위해 웹툰북 '중국동포는 우리 이웃'을 2000부 제작해 배포키로 했다.

서울시는 당초 1000부를 제작할 예정이었지만, 더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각 자치구 민원실 및 동주민센터 등에 비치하기 위해 추가로 1000부를 제작키로 했다.


이 웹툰북은 중국 동포 문화와 오해에 관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시는 웹툰북이 문화차이, 오해 등을 재밌는 이야기로 풀어내 중국 동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중국동포에 대한 인식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상영된 영화들을 보면 중국동포들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갖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청년경찰, 범죄도시 뿐만 아니라 악녀, 황해, 아수라, 신세계, 차이나타운 등 다양한 범죄 관련 영화에서 중국동포들은 악랄하고 잔인무도한 범죄자로 가장 많이 등장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 40만8083명 중 중국동포는 22만1717명에 달해 전체의 54% 차지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영화를 보면서 중국동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잘못된 편견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재한동포총연합회, 중국동포한마음협회 등 47개 단체로 구성된 중국 동포, 다문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한국 영화 바로 세우기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이들 영화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중국동포들은 "한국에 정착해 지역사회와 조화를 이루려 노력하는 중국동포를 이유 없이 매도하고 있다"고 토로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대림동의 경우 치안이 잘 돼있는 동네로 평가받는다.

서울시는 이들 중국동포의 인식 개선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최근엔 중국동포로서 국내에 활동중인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중국동포 문화이해' 강좌도 개설했다.

시는 중국 동포 가운데 전춘화 홍익대 상경학부 교수, 박우 한성대 기초교양교육과정 교수,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 문민 어울림주말학교 교장 등을 강사로 초빙했다.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8회에 걸친 교육에 서울시 직원은 물론 시민들까지 총 600명이 참석했다.

관계자는 "교육 대상자를 공무원에서 시민까지 확대해 중국동포 문화이해 교육 참여 기회를 확대했고, 중국동포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