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속 랠리 내년에도?…"中공급개혁에 달렸다"

블룸버그 비금속 현물가격 원자재지수/자료=블룸버그

올해 국제 원자재시장에서 비금속 가격이 급등했다. 구리, 아연, 알루미늄 등 주요 산업에 두루 쓰이는 비금속 가격은 상승 폭이 15~23%에 달했다. 세계 경제가 모처럼 동반 성장하면서 낙관적인 경기전망에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원자재시장의 '슈퍼사이클'(장기랠리)이 끝났다는 진단이 수년째 이어진 가운데 금속 가격이 뛰면서 내년 시황 전망을 놓고 시장에서는 기대감과 경계감이 교차한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중국이 키를 쥐게 될 것이라는 데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13일 내년 비금속 가격 향방은 중국에 물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는 수요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내년에는 중국의 공급 부문 개혁이 시장의 화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당국이 공급과잉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골드만삭스는 전체적인 시장 전망을 낙관했다. 신흥시장의 강력한 성장세와 달러 약세가 비금속 가격을 떠받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구리 가격을 가장 낙관했고 알루미늄 가격 전망은 가장 비관적으로 봤다. 중국 안팎에서 구리는 공급 증가세가 막바지에 달했지만 알루미늄은 공급과잉을 겪을 공산이 크다는 전망에서다.


골드만삭스는 구리 가격이 3개월, 6개월, 12개월 뒤 각각 톤당 6750달러, 6900달러, 7050달러로 오를 것으로 봤다. 이에 비해 알루미늄 가격은 향후 1년간 톤당 200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철광석 가격은 3개월 뒤 톤당 60달러, 6개월, 12개월 뒤에는 각각 55달러, 5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내년에 가장 유망한 금속으로 니켈과 알루미늄을 꼽았다. 알루미늄은 중국의 공급 축소로 수혜가 예상되고 니켈은 이미 공급량이 빠듯해 가격 상승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구리는 내년에 수급 균형을 되찾아 지금보다 가격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모간스탠리는 철광석과 아연, 석탄 가격도 내년에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강세를 띤 리튬과 코발트 같은 배터리 금속도 마찬가지다.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씨티그룹은 내년 원자재시장에서 중국의 성장둔화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재고 확충 수요로 내년 초에 강철과 철광석 등이 한때 랠리를 펼칠 수 있지만 향후 지속성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씨티그룹은 다만 일련의 리스크(위험) 가운데 일부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봤다. 가격 조정이 단순 하락과 시장 붕괴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는 내년에 전반적인 비금속 수요가 탄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수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특히 중국의 수요 부진이 중국의 공급개혁 수혜가 예상되는 알루미늄과 구리 가격 상승세를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는 니켈에 호재가 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