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등록하면 세금·건보료 감면(상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정부가 세금감면과 건강보험료 인하 등 다양한 유인책이 담긴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다주택자들의 자발적 임대 등록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당초 시장의 기대보다 혜택이 크지 않고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실효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 등과 함께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다주택자들의 자발적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국토부는 2020년 이후 등록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우선 내년까지 적용하기로 했던 임대사업 등록자에 대한 취득세·재산세 감면 혜택이 2021년까지 연장된다. 감면 대상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나 오피스텔 외에 서민이 주로 거주하는 다가구 주택도 포함된다.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에 대한 분리과세는 예정대로 2019년부터 재개한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소득세에 대한 필요경비율을 현행 60%에서 70%로 높이고, 미등록 사업자는 50%로 낮춰 등록 사업자가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내게 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인 임대사업 등록자는 연간 14만원의 임대소득세(지방소득세 별도)를 내야 했지만 2019년부터는 연 7만원으로 낮아진다. 반면 미등록자는 연 56만원에서 84만원으로 더 늘어난다.


2000만원 이하 임대사업자에게 세금이 부과되면 동안 유예됐던 건보료도 자동으로 정상 부과된다. 정부는 2020년 말까지 등록한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건보료를 8년 임대는 80%, 4년 임대는 40% 깎아준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신분으로 있다가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로 인해 건보료 대상이 된 경우 연 평균 건보료는 154만원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8년 임대로 등록하면 31만원, 4년임대는 92만원으로 줄어든다.

장기 임대를 유도하기 위해 다주택자 중과세 및 종합부동산세 배제 대상이 되는 임대 기간은 '5년 이상'에서 '8년 이상'으로 강화된다. 임차인의 권리보호도 강화된다. 세입자는 임대인 동의 없이도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집주인은 계약 만료 2개월 전에는 갱신 거절 통지를 해야 한다.

정부는 자발적 등록이 미진할 경우 2020년 이후부터 임대등록 의무화와 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도지실장은 "지금 시점에서 도입 여부를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도입 여부와 시기, 방법 등은 이번 대책의 실효성 등을 지켜본 뒤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번 방안에서 제시된 혜택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입장이다. 특히 6억원 이상 주택이나 3주택 이상 보유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없어 등록 의무화가 나오기 전까지는 '버티기'에 돌입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당초 시장에선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세금 감면 확대를 가장 기대했는데 이 부분이 완화되지 않아 수도권 다주택자들을 유인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며 “서울에 여러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 입장에선 집값과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인 만큼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기 보단 세금부담을 안고 계속 보유하는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