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집밥된 햇반, 올해 3억개 팔렸다

CJ제일제당 (337,000원 ▼4,500 -1.32%)의 상품밥 '햇반'이 연간 판매량 3억개를 돌파했다. 21년간 누적 판매량은 20억개에 이른다. "20년만 지나면 가정간편식 시대가 온다"고 예견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1990년대부터 꾸준히 상품밥 사업에 투자해온 덕분이다. 햇반은 이제 소비자들에게 '상품밥' 대명사로 통한다.

13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올들어 햇반 판매량은 3억1000만여개를 기록했다. 연간 판매량 3억개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햇반은 2011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억개를 돌파한데 이어 2015년 2억개 판매를 넘어섰다. 이어 2년 만에 연 판매량이 1억개 이상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시장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1~2인 가구 트렌드 맞춤형 제품인 덕에 햇반 성장률은 나날이 높아진다. 실제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은 21년 누적 판매량 20억개 중 14억개가 2011년부터 올해까지 7년 사이에 판매됐다. 이달 판매량까지 전부 합하면 올해 연간 판매량은 3억30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초의 상품밥인 햇반이 등장한 것은 1996년, 당시는 '밥을 사먹는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때였다. 내부의 반대도 거셌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은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고도 신선한 밥맛을 낼 수 있는 무균포장기술을 도입하는 등 수년간 투자를 지속했다. 무균포장기술에 쓰인 투자액만 당시 회사 영업이익의 10% 수준인 100억원이다. 반면 출시 첫해 판매량은 400만개에 못미쳤다.

초반 초라한 성적에도 뚝심있게 상품밥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판단이 있었다. 당시 이 회장은 "식품산업은 문화 산업이자 첨단이다. 20년만 지나면 가정간편식 시대가 온다"며 "우리가 남들보다 먼저 시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1~2인 가구,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상품밥 시장은 급속도로 커졌다. '신혼부부들이 밥솥 대신 햇반을 산다'고 할 정도로 상품밥이 일상식이 됐다. 이에 햇반의 뒤를 이어 경쟁사들의 상품밥 제품들도 쏟아졌다. 2004년 오뚜기 (409,000원 ▼2,000 -0.49%)가 오뚜기밥을 내놨고, 2007년 동원F&B는 센쿡을 출시했다. 대형마트들도 PB(자체 브랜드) 상품밥을 내놓았다.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도 CJ제일제당은 제품 본질인 '밥의 맛'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무균포장기술에 이어 갓 지은 밥맛을 구현할 수 있는 '당일 도정', '저온 보관' 방식을 채택함은 물론, 매년 원료 쌀의 생육과정을 점검하고, 그 해에 가장 맛있는 쌀을 찾아내기 위해 발로 뛰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그 결과 시장 1위 브랜드로서 햇반의 지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취나물, 곤드레 등 제철나물이나 미역국·카레 등과 곁들이는 '햇반컵반'으로도 변신해 상품밥 지평을 넓히고 있다. 햇반컵반은 혼밥족은 물론, 해외 여행족들에게까지 인기를 끌면서 햇반의 브랜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햇반컵반의 올해 판매량은 4000만개이고, 2015년 4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도 7000만개에 달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햇반은 출시부터 지금까지 '갓 지은 것처럼 맛있는 밥, 집밥보다 맛있는 밥'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내년부터 '국민브랜드'로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간편식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