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달러채 인기 내년까지 간다…美·中 역풍 주시

아시아 정크본드와 미국정크본드의 금리 추이. 북한 핵도발이 일어났던 시기, 미국정크본드금리는 급등(채권가격 급락)했지만, 아시아 지역 채권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자료=블룸버그

아시아의 달러 채권 발행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역대급' 규모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미국·유럽 등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정책 실수'와 중국 당국의 부채관리 강화가 달러채권 시장에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은 올해 3150억달러(약 342조원)를 기록했다. 이 규모는 내년 3500억달러(약380조원) 규모까지 증가할 거로 예상된다. 아시아 달러 채권 발행의 약 60%를 차지하는 중국이 내년에도 달러 채권 발행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이 최근 들어 달러 채권 발행을 늘려 온 이유는 위안화 채권에 비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다. 중국 당국의 부채 관리 강화로 위안화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풍부한 달러 채권 시장이 자금 조달처로 주목받고 있는 것. 여기에 중국은행·자산운용사 등 역내에서 달러 채권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상당해 늘어난 공급물량이 충분히 소화돼왔다.

지난 1년 반 동안 아시아 채권 금리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점도 발행을 늘린 요인이다.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올해 북한 핵 미사일 도발,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 대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에도 아시아 채권 시장에선 금리가 큰 폭으로 변동하지 않았다.

여기에 중국이 올해 2004년 후 첫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하며 중국 기업들에 새로운 기준물을 제공한 점도 달러 채권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력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조달원으로 달러 채권을 이용하는 곳이 늘었다.


다만 잠재적인 위험 요인은 있다. 시장의 가장 큰 걱정은 중앙은행들의 정책 실수다. 아직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장의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2013년 긴축발작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면 신흥국에서 대거 자금이탈이 발생하며 채권 금리가 치솟을 수 있다. 완훼 청 아문디 아시아 채권 담당 대표는 "금리 정상화 속도가 더 빨라지면 내년 아시아 달러 채권 시장에 잠재적인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의 디레버리징(차입축소) 정책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자산운용사 애버딘의 아시아 채권 투자 담당자 제레미 텅은 "중국이 과도하게 공격적인 디레버리징 정책을 편다면 중국 발행자들이 역내뿐 아니라 역외에서도 차환하기 어려워지게 된다"며 "이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