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일전' 이랜드, 올해 장사 쏠쏠…자금난도 숨통

이랜드그룹이 진행해온 재무 구조 및 기업 체질 개선 작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주력 사업인 패션 부문은 지난 한달 최고 월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외부에서 대규모 투자도 받아 이르면 연내 부채 비율도 15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패션사업부가 지난 한 달간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월간 매출액이 4000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3500억원보다 14% 가량 성장한 수치다.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브랜드는 '뉴발란스'다. 뉴발란스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한 71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이랜드가 뉴발란스 사업을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 월 매출이다.

올 시즌 패션업계 전반에서 돌풍을 일으킨 롱패딩이 실적을 견인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키즈부터 30대 중반까지 고객층을 세분화한 상품 기획이 적중했다"며 "'피겨퀸' 김연아를 모델로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해 우먼스 라인 강화와 여성 피트니스 시장을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SPA(제조·유통 일괄형)브랜드 '스파오'는 11월 한 달 롱패딩만으로 50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 트렌드에 맞춰 선보인 4가지 스타일 롱다운 패딩이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입소문 나면서 한 달간 4만여장 팔려나갔다. 일부 인기 스타일의 주요 사이즈는 조기 품절되기도 했다.


이랜드는 뉴발란스와 스파오가 올해 각각 4800억원, 3200억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4.3%, 6.7% 증가한 수치다.

매출 1000억원대 메가 브랜드들도 올해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된다.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는 올해 20% 성장한 1500억원, 여성복 '미쏘'와 '로엠'도 각각 10% 증가한 11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리테일 소속 신발 SPA 브랜드 '슈펜'도 18.2% 증가한 13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로 부진했던 중국 사업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이랜드그룹 중국 법인인 이랜드차이나는 지난달 11일 광군제 하루 동안에만 티몰에서 4억5600만위안(약 767억원)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달성했던 일매출 3억2900만위안(약 563억 원)보다 39% 증가한 수치다. 광군제 행사에 참여한 국내 기업으로서 3년 연속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랜드그룹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던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은 속도가 붙었다. 이랜드월드는 최근 사모투자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조성한 펀드 등을 통해 1조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 조달한 자금은 재무 구조 개선에 활용한다. 투자금 유치가 마무리되면 그룹 부채 비율이 150%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315%에서 1년만에 150%포인트 정도 개선되는 셈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자금 사정으로 인해 올해 비효율 매장 정리·투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주요 브랜드 사업 매출이 증가해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내년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비롯해 부채 비율 낮추는 작업을 지속하는 등 기업 체질을 바꾸고 장기적으로 초우량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