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적폐청산위, '정치관여 지시자 중형, 부당지시는 거부' 추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활동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법원 결정에 의해 구속 11일 만에 석방됐다. /사진=뉴스1

박근혜 정부 당시 '사이버 댓글 공작' 등 군 정치 관여 재발 방지를 위해 정치관여 지시자를 중형 처벌하고, 정치 관여 지시거부 의무화와 신고시 포상 법제화가 추진된다.
군 적폐청산 위원회는 14일 제6차 '군 적폐청산 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군의 정치개입, 군 의문사, 안보교육, 병역비리' 등 4건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을 권고했다.

이는 정치개입을 지시하지도 따르지도 않는 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다.

◇정치관여...지시자 중형 처벌·지시거부 의무화·신고 시 포상 법제화 = 청산위는 우선 정치관여 지시자를 중형으로 처벌하기 위해 군인에게 인사상, 예산상, 행정상 등의 이유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공직자와 상관이 군에 정치관여를 지시, 요청, 권고하는 경우 강력한 처벌 규정이 마련됐다. 정치관여 지시에 대한 하급자의 거부의무와 신고 시 포상 규정도 포함된다.


군의 정치적 중립 보장이 국가의 책무이고 군인의 권리이자 의무임을 명시한 '(가칭)군인의 정치적 중립 준수 및 보장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정치관여 지시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처벌 대상을 군인에서 외부의 공직자까지 확대키로 했다.

청산위는 "하급자의 지시거부 의무를 명시해 적극적으로 정치개입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제도적 기반이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수사부터 순직까지 소통·객관성·투명성 강화...군의문사 제도 개선 = 군 의문사 제도개선을 위해 적폐청산위는 수사부터 순직까지 소통, 객관성, 투명성 강화를 강조했다.

청산위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진상규명을 통해 유가족 의혹을 원천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지원하고, 수사의 독립성 강화 등 군 수사결과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순직 인정 확대와 순직심사 제도 개선을 위해 △미인수 영현 등 군 의문사 군인의 순직 심사 노력 △군 의무복무 중 사망한 군인은 기본적으로 순직 인정과 현충원 안장 △타 국가기관의 순직 권고 전면 수용하기로 했다.

순직 결정 이후 보훈신청·연금 등 후속조치 개선을 위해서는 △보훈신청 업무 원스톱 처리 시스템 구축 △유족연금, 전우사랑위로금 등 보상 제한 법제도 개선 등을 권고했다.

특히 청산위는 군 의문사 사건의 조속한 진실규명과 억울한 죽음의 재발방지를 위해 군 의무복무 중 사망한 군인 중 순직이 아님이 증명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전원 순직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어 "수사 초기부터 순직 결정까지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유가족에게 설명해 순직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조치해 국가가 병역의무를 다한 국민의 죽음을 책임지는 문화가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청산위는 강조했다.

◇ 장병 및 예비군 안보교육 시 정치적 편향 원천 봉쇄 = 적폐청산위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안보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준 높은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안보교육 시 '정치적 중립' 준수의무를 훈령에 반영하기로 했다.

예비군 교육개선을 위해 임의, 특정단쳬 수의계약을 금지해 전문강사 단체선정 시스템 개선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 준수의무 법제화를 권유했다.

특히 안보교육과 관련 투명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거쳐 교육단체를 선정해 정치적 편향성 소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청산위는 이밖에도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기기간 단축을 위해 사회복무요원 인건비를 국고로 지원하고, 장기대기를 이유로 전시근로역 처분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할 것을 권고했다.

사회복무요원의 국가기관 편중 해소를 위해서는 본인선택 대상에 선호기관을 제외해 국가기관 등 쏠림현상과 고위공직자 자(子)에 대한 특혜 논란이 원천 차단될 것으로 기대했다.

강지원 군 적폐청산 위원장은 "국방부가 이번 위원회의 권고를 충실히 이행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군이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