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한파' 뚫어라" 베이징 달군 한국기업들

국내 중소·중견기업과 중국 바이어 간의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에서 참가한 기업과 바이어들이 열띤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제공= 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려고 했는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이후에 올 초부터 통관이 쉽지 않았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나서고 있으니 사드 문제가 잘 풀리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파트너십'에 참여한 한 기업인)

14일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중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파트너십' 현장.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돕기 위한 이날 행사에 참석한 우리 기업인들은 '사드 혹한'을 뚫기 위해 자신들을 알리고, 비즈니스 기회 포착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코트라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국내 중소·중견기업과 중국 바이어 간의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 한국 스타트업들의 중국 진출 상담회, 중국 온라인 플랫폼 입점 상담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에 참여한 한 건강식품기업 관계자는 "9곳의 상담이 예정돼 있고 추가로 10곳 정도의 상담을 요청해 놓았다"며 "당장 계약이 이뤄지지는 않더라도 계속 진척시켜가면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재활용 분야 1위 기업이라고 밝힌 인선모터스의 손동훈 부장은 "오늘 중국 기업과 두 건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한다"면서 "이제 중국 진출을 시작하기 때문에 아직 사드 영향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사드가 풀리는 시점에 들어가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드로 거래가 중단됐던 중국 거래처와 다시 계약을 추진하는 기업도 있었다. 오폐수의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원심 분리기와 탈수기를 주로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의 대표는 "지난해 한 중국업체가 구매 의사가 있어서 문의가 와 한창 논의가 되고 있었는데 사드 이후 올해 2월부터 싸늘해져서 거래가 끊겼었다"면서 "이후에도 계속 우리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해 이번에 다시 MOU를 체결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상담은 7명 정도가 예약돼 있다"면서 "방금 예약을 하지 않은 바이어가 상담을 하고 갔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기뻐했다.

이날 전체 행사에는 한국기업이 총 170개사, 중국기업이 500개사가 참석했다. 이중 1대1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문화 콘텐츠, 소비재, ICT, 소재·부품, 의료·바이오, 환경, 기계·장비,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서 우리 기업 100개, 중국 기업 350개사가 참여했다. 한국 스타트업의 중국 진출 상담회에도 스마트시티, 헬스케어, 정보통신(IT), 소프트웨어(SW) 등 분야의 한국 스타트업 46개사와 중국의 벤처캐피탈(VC), 창업 유관 기관, 관련 기업 등 150개사가 참여했다.

한국 스타트업 중국 진출 상담회에 참가한 바이너리의 김호규 CSO가 Pale Lands VR 이라는 타운 디펜스 슈팅액션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아스크스토리(AskStory)의 오태수 총괄팀장은 "이렇게 많은 분이 상담을 다녀가기는 처음"이라며 "중국은 시장이 크고 북미권에 비해 가까워서 항상 기대가 큰 시장"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모블로(모바일+블록)을 이용한 코딩 교육을 하는 모블로의 박태영 부장은 "원래 오전 상담이 예악됐던 것은 4팀인데 명함만 14~16분 것을 받았다"면서 "중국의 업체들과 연계해 중국에서도 몇 개 센터를 내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광둥성에 전자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중국인 기업가는 "한국 제품들은 아이디어는 좋은데 원가가 비싼 단점이 있다"면서 "중국 제조업체와 연계해서 핵심 제품만 수출하고 제조는 중국업체를 통해 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