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뇌물' 신동빈 실형 선고될까…적극성 여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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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이균진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 공여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12.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5)에게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7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에게 14일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원이 구형됐다.

신 회장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가운데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신 회장의 뇌물공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65)과의 독대에서 면세점 사업 연장 등 그룹의 현안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대한 대가로 최순실씨(61)가 지배하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경영권 강화를 위해 면세점 특허 재취득 등 기업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로비했다"며 "롯데그룹의 자금으로 '오너 경영권 강화'라는 개인적 이익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롯데 측 변호인은 "K스포츠재단에 지원금을 낸 건 공익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인데 이를 뇌물죄로 처벌하는 건 옳지 않다"며 "신 회장은 그룹 현안을 청탁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4년은 크게 높지도 낮지도 않다는 평가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1억원 이상의 뇌물공여 범죄의 기본 양형은 징역 2년6개월에서 3년6개월이다.

다만 뇌물을 적극적으로 준 경우, 업무 관련성이 높은 경우, 청탁이 부정한 업무집행과 관련될 경우 등은 가중처벌돼 징역 3년에서 5년까지 가능하다. 검찰은 신 회장이 업무 관련성(면세점 특허)이 있는 사안을 적극적으로 로비했다고 보고 징역 4년을 구형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재판부가 이런 검찰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기본 양형대로 징역 2년6개월에서 3년6개월이 선고될 수 있다. 징역 3년 이하의 형이 선고된다면 집행유예도 가능하다. 또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문제가 있다면 그보다 더 낮거나 무죄가 선고될 수도 있다.

하지만 롯데의 뇌물공여는 상당히 적극적이었다는 의혹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신 회장은 면세점 사업에서 탈락(2015년 11월)한 후 안종범 경제수석(2016년 3월11일)과 박 전 대통령(2016년 3월14일)을 만났다. 이후 롯데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지원(2016년 5월)했으며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2016년 12월)됐다.

검찰의 주장대로 신 회장이 안 전 수석에게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해 추가 지원금을 주고 정책적 특혜를 받았다고 재판부가 판단한다면, '적극적인 뇌물공여'로 판단해 검찰 구형 수준의 실형이 나올 수도 있다.

롯데가 지난해 검찰 압수수색 직전에 지원금을 돌려받은 사실이 '적극적 뇌물공여' 정황을 더욱 짙게 만든다는 해석도 있다. K스포츠재단은 검찰이 롯데 본사를 압수수색하기 전날인 지난해 6월9일부터 13일까지 롯데에 70억원을 돌려줬다.

이와 관련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특검 조사에서 "법무부에서 받은 대기업 수사정보는 박 전 대통령에게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돌려주라고 전달한 안 전 수석도 "돈을 반환하라는 건 박 전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밝혔다.

결국 우 전 수석은 롯데 압수수색 정보를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시켜 돈을 돌려주라고 했으며, K스포츠재단은 이를 듣고 롯데에 돈을 반환한 셈이다.

70억원이 뇌물이 아니라 단순 공익사업 지원금이었다면 도대체 이런 이야기가 가능하겠냐는 게 검찰의 의문이다. 일각에선 뇌물공여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대통령의 적극적인 요구에 소극적으로 응했다"고 언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보다도 위험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결심공판을 마친 신 회장은 "재판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말을 아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내년 1월26일 신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숙고한 결과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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