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탄원서에 "짐승도 안할 행동하는 파렴치한 아냐"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경북 청송교도소 CC(폐쇄회로)TV 카메라에 찍힌 조두순. /사진=뉴시스

2008년 등교 중이던 초등학생 나영이(가명·당시 8세)를 납치·성폭행한 조두순이 2009년 1심 선고 전 작성한 탄원서에서 "나는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사실이 공개됐다.

14일 저녁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2009년 첫 공판 후 1심 전까지 집중적으로 작성된 조두순의 탄원서 내용이 공개됐다. 조두순은 당시 7차례, 300여장에 이르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두순은 탄원서에서 △"짐승도 하지 않는 그런 악독한 짓을...절대로 그런 파렴치한 짓을 일삼는 저주받은 인간이 아닙니다" △"술을 마시고 다녔기 때문에 일어난 일...술이 깨고 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모든 사람들과 인간관계 반듯하게 살아왔고 아무리 술에 취해도 여자에겐 매너좋은 사람이라 생각합니다"라고 탄원서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조두순의 지인은 "같이 술을 마실 때 기억이 끊긴 적이 없었다"며 '술을 마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조두순의 말이 거짓말일거라 주장했다. 또 다른 지인은 "조두순이 폭력성이 있는데다가 술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조두순은 당시 경찰조사에서 범행을 계속해서 부인하다 경찰이 증거를 내밀자 "증거가 있어 인정하나 나는 기억이 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형사님, 내가 탄원서 한 장이면 다 바뀝니다"라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두순은 "내가 15년, 20년을 살고 70세가 되더라도 안에서 운동 열심히 하고 나오겠으니 그때 보자"라며 경찰을 협박하기도 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조두순이 최후진술 당시 "조두순이 법정에서 '내가 그랬다면 자살하겠다. 애먼 사람 잡아넣지말고 지금 그 짐승같은 범죄자가 돌아다닐테니 잡으라'고 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편 국민들은 조두순이 2020년 출소한다는 소식에 청와대에 '조두순 출소반대' 국민 청원을 제안했고 총 61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이에 대해 "재심은 유죄 선고를 받은 범죄자가 알고 보니 무죄이거나 죄가 가볍다는 명백한 증거가 발견된 경우에만 청구할 수 있다"며 "무기징역 등 처벌 강화를 위한 재심 청구는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