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전략 차질" 미래에셋대우, 공정위 조사에 발행어음 인가 제동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내부거래 조사에 착수하면서 미래에셋대우의 초대형IB(투자은행)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가 전격 보류됐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 8조 원 규모 초대형IB 전략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7,150원 ▼140 -1.92%)는 15일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서면 자료요청 등 내부거래 조사 진행으로 금융당국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보류됐다고 공시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전날 인가 심사 보류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시행규칙 38조에는 증권사의 공정위 조사 등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그 내용이 인가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조사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인가를 보류할 수 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7월 금융위원회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냈으며 금감원은 인가 심사 작업을 벌여왔다. 발행어음은 초대형IB 대상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에 허용되는 업무다.

업계에선 공정위가 미래에셋대우의 계열사 간 출자를 통한 자본 부풀리기와 수익증권 판매 등 내부거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의 발행어음 인가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내부거래 혐의를 적발, 공정위에 이첩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지주회사법 적용을 피하고 있는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와 계열사 간 내부거래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이번 조사가 그룹 계열사로 확산될지 관심을 모은다.

실제 미래에셋그룹 지주회사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자회사 지분가치를 총자산의 절반 미만으로 낮추려고 매년 연말에 단기 차입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1대 출자자가 아닌 2∼3대 주주로 바꾸는 편법으로 지주회사 규제를 피하고 있다.

미래에섯그룹은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캐피탈의 최대주주로 지분 34.3%(지난 9월말 기준)를 보유하고 다시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대우(18.47%) 등 계열사 최대주주로 주요 그룹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은행 예금처럼 증권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초대형IB의 핵심 업무다.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가 보류되면서 초대형IB 전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에셋대우는 향후 자기자본을 7조3000억억원 규모에서 8조원까지 늘려 초대형IB로 탈바꿈 한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박 회장도 공식적으로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초대형IB 전략에 의지를 드러낸바 있다.

업계 전문가는 "발행어음 인가가 지연되면 초대형IB의 자금조달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며 "어음 발행을 통해 자금을 끌어모아 기업금융 등 모험자본에 투자하는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