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과 대립·대결 원치 않아…밝은미래 제공할 것"

【베이징(중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중국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다. 2017.12.15.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강연을 갖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과의 대립과 대결이 아니다"라며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밝은 미래를 제공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전쟁불가, 평화적 해결, 북한 압박 등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과 합의한 한반도평화 4대원칙을 다시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은 근대사의 고난을 함께 겪고 극복한 동지"라며 "중국과 한국이 ‘식민제국주의’를 함께 이겨낸 것처럼 지금의 동북아에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 하면 그 날카로움은 쇠를 절단할 수 있다(二人同心, 其利斷金)는 말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이 같은 마음으로 함께 힘을 합친다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이루어 내는 데 있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양국 관계에 대해서도 중국 표현을 인용, "왕안석의 시 명비곡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며 "인생락재 상지심(人生樂在相知心), 서로를 알아주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역지사지하며 서로를 알아주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는 ‘소통과 이해'를 국정 운영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두 나라가 모든 분야에서 마음을 열고 서로의 생각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진정성 있는 ‘전략적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 말했다.

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처럼,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은 항상 있을 수 있지만 수천 년간 이어진 한·중 교류의 역사는 양국 간의 우호와 신뢰가 결코 쉽게 흔들릴 수 없음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저는 시진핑 주석에게 '통'이라는 글자를 선물로 드렸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말의 ‘통’자를 딴 것"이라며 "양 정상간, 양 국가간, 양 국민간에도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관계 개선을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고 신영복 선생이 통할 통(通) 글자를 활용해서 쓴 서화를 말한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소강사회의 꿈과 한국의 사람중심 경제 목표가 서로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성장률로 대표되는 숫자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근본정신이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 양국이 이러한 정책 목표의 유사성을 기반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양국의 공동발전을 실현하고, 지역평화에 기여하고 또한 아시아의 발전, 더 나아가 인류 공영을 촉진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를 주제로 이 대학 교수 교직원 학생 등 300여명에게 1시간 가량 강연했다. 베이징대학은 1898년 설립된 중국 최초 국립종합대학으로 내년 개교 120주년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