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겨울 춘투'…임금인상 투쟁 막 올랐다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AFPBBNews=뉴스1

일본 기업과 노동조합의 새해 임금협상이 사실상 막을 올렸다. 매년 초봄 시작하는 게 보통인 '춘투'(춘계투쟁)가 한겨울로 당겨진 셈이다.

일본 NHK방송은 15일 일본 산업별 노조들이 내년 1월 하순부터 사실상 춘투에 돌입하기 위해 곧 임금인상 요구안을 내걸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토요타 등 일본 주요 자동차기업의 노조가 속한 자동차총련은 전날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이미 새해 춘투에서 정규직 기준 3000엔(약 3만원) 이상의 월 기본급 인상(베이스업)을 요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내년 1월11일 중앙위원회에서 이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유통 및 서비스업 노조가 가입된 UA젠센은 2% 수준의 베이스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기연합과 철강·조선업종의 기간노련 등도 곧 구체적인 임금인상 요구안을 마련해 새해 1월 하순부터 춘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노동계가 한겨울 춘투에 나선 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바라는 바다. 장기불황 탈출을 공약으로 내건 그는 임금이 올라야 소비가 늘고,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며 임금인상을 강조해왔다. 급기야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3%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들며 재계에 임금인상을 압박했다.

일본 정부는 임금인상과 설비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주고 그렇지 않은 기업의 부담은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일본 노동계가 요구하는 임금인상폭이 아베 총리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자동차총련이 베이스업을 요구하는 건 내년이 5년째가 되지만 이들이 요구하고 나선 인상폭은 3년째 같은 수준이다.

일본 최대 노동자 단체인 렌고도 최근 내년 춘투 때 기본급 2% 인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 또한 3년째 같은 수준이다.

올해 실질 임금상승률은 1.98%로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춘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