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외환마진거래'?…비트코인 폭등 뒤 '와타나베 부인' 있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최근 3개월간 비트코인 가격 및 시가총액 추이/자료=코인마켓캡 캡쳐

비트코인 폭등 뒤에 일본 개인 외환 투자자들을 지칭하는 '와타나베 부인'이 있다고 도이체방크가 진단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라키 마사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차입을 일으켜 외환 거래를 해 오던 일본 개인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로 투자처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와타나베 부인이란 원래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외화로 환전한 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 주부 투자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나, 일본의 개인 외환 투자자들을 통칭하기도 한다.

이들이 주로 하는 거래는 외환(FX) 마진거래다.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통화를 매입하는 동시에 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엔화를 매도해 환차익을 얻는다. 중개소에 맡기는 증거금 대비 수십배의 레버리지(차입)를 일으켜 투자해 거래 위험이 높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일본은 전 세계 FX 마진거래의 50%를 차지한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10~11월 가상화폐 거래의 40%가 엔화로 이뤄졌다는 닛케이의 보도를 인용했다. 닛케이는 당시 중국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닫으며 엔화 거래 비중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도이체방크는 이보다 일본 개인 투자자들이 FX 마진거래 대신 비트코인 투자로 갈아타며 일본의 비트코인 거래 비중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스터 와타나베'의 부상과 맞닿아있다는 주장이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일본 FX 거래 계좌의 79%는 일본 남성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63%가 30~40대 남성이다.

도이체방크는 일본 개인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투자 급증이 좋지 않은 결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폭등한 비트코인 가격이 앞으로 하락할 수 있어서다. 또 "일일 변동성이 높아 정상적인 FX 거래보다 손실이 초래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이체방크는 "가상화폐 투기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자라나 버블이 터질 경우 시장이 받을 잠재적인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및 통화정책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자세하게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트코인은 한국시각 15일 오전 11시 35분 현재 1만685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코인마켓캡 기준). 이는 한달 전 약 7200달러의 2배 이상이고, 연초 960달러 대비로는 17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