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자본 수혈, 한숨돌린 KDB생명…영업력 회복 관건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변휘 기자

KDB생명 로고/출처=머니투데이DB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KDB생명이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으로부터 3000억원대의 자본조달을 받는다. 세 차례 유상증자안을 보완한 끝에 이뤄진 결정으로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산은은 15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KDB생명 자본확충을 의결했다.

앞서 KDB생명은 점포를 기존 191개에서 99개로 줄이고 본부인력 239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실행했다. 추가로 임직원의 우리사주매입과 임금동결을 놓고 노사간 갈등을 겪기도 했으나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합의를 이뤘다.

산은 관계자는 "안양수 KDB생명 사장을 포함한 전 임원진들은 재신임 여부를 산업은행 앞으로 요청했다"며 "KDB생명 노조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우리사주 참여 및 경영정상화 시점까지 임금동결 등 추가 자구안에 대한 동의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RBC비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던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KDB생명은 9월 기준 RBC비율이 116.2%까지 떨어질 정도로 재무건정성이 악화돼 자금수혈이 시급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에 유상증자가 실시되면 약 4000억원대 자본확충이 가능해 RBC 비율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영업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 필요한 자금은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의 유상증자와 함께 KDB생명 임직원은 직급별(1~4급)로 최소 100만원에서 2000만원 이상의 우리사주 매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추가로 약 50억~60억원대의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산은 관계자는 "KDB생명의 경영개선 효과가 가시화되면 시장에서의 투자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산은이 보유 중인 KDB생명 지분 매각도 한층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500억원 규모의 사모투자펀드를 만들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했으며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금까지 총 85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추가 증자를 실시하면 KDB생명에 1조원 이상을 쏟아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