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on Air] '환상 FK' 정우영 "맞는 순간 골 직감, 진수가 양보해줬다"(일문일답)

정우영이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트린 뒤 하트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정우영이 기쁨 가득한 소감을 밝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9위)은 16일 오후 7시 15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3만6645명 입장)에서 펼쳐진 일본 축구 대표팀(FIFA랭킹 55위)과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4-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중국과 1차전서 2-2 무승부, 북한과 2차전서 1-0으로 승리했던 한국은 일본마저 제압하며 2승 1무(승점 7점)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 일본서 열린 초대 대회와 2008년과 2015년 중국서 열린 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이번 대회 통산 4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역대 국가들 중 대회 최초로 2연패 성공.


아울러 2010년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친선경기(2-0 승) 이후 일본을 상대로 무려 2763일, 약 7년 7개월 만에 승리를 거뒀다. 또 1979년 6월 6일 한일 정기전에서 4-1로 승리한 뒤 38년 6개월 만에 4-1로 승리했다.

이날 정우영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전반 23분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다.

다음은 경기 후 정우영과 믹스트존에서 실시한 일문일답.


- 세리머니는.

▶ 골을 넣으니까 먼저 생각났던 게 붉은악마였다. 저 분들이 많이 오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싶어 갔는데, 아무도 안 따라오더라. 조금 민망했는데, 그래도 잘 갔다고 생각한다.

- 킥 연습 많이했나.

▶ 최근에는 많이 못했다. 대표팀에 오면 역할이 다르다. 키커가 아니라 헤더 임무를 갖고 있었다. 스케쥴이 빡빡해 프리킥 연습은 많이 못했는데, 예전 감각이 살아났던 것 같다.

- 일본 수비 라인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

▶ 쇼지 같은 경우, 피지컬도 좋고 패싱력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에다는 풀백으로 나왔는데, 저희 팀의 제공권을 많이 죽이려고 했던 것 같다. 저희가 잘 준비를 한 것 같다.

- 4-4-2 전술을 쓰면 왜 경기력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나.

▶ 저희가 11월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되게 심플한 전술이라고 생각한다. 3줄로 딱딱 맞출 수 있고, 저희들이 간격을 맞추기에 보기에도 되게 심플한 전술이다. 선수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다. 일본 선수들의 경우, 패싱력이 좋아 그렇게 압박을 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다. 3줄 수비를 펼치다가 저희가 빼앗았을 때 역습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 맞는 순간 느낌은.

▶ 그 순간 느낌이 정말 좋았다. 이게 골이구나 생각했다. 김진수가 처음에 본인이 차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제가 프리킥 기회가 나자마자 공을 잡아들었다. '진수야 미안하다. 내가 정말 자신있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진수가 양보를 해줬다. 고맙게도. 저희가 세트피스 준비를 많이 했다. 연습한 부분을 해보자고 했다. 결국 자신 있는 쪽으로 하자고 결정했다.

- 이런 대승을 예상했나.

▶ 솔직히 말하면, 중국과 북한전보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을 제외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이 있었다. 중국과 북한은 많이 내려서서 하는 팀이다. 그런 상대를 대하는 게 더 어렵다. 일본은 자신들만의 축구 스타일이 있다. 저희가 더 공간이 많이 나서 찬스가 많이 났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