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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가계통신비정책協 '협의' 실종

'단말기 자급제' 법제화 부정적..시장자율 추진
정부·시민단체 인사 많아 사업자 의견 반영 안돼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입력 : 2017.12.1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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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분위기가 마치 단말 제조사,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청문회 같았습니다."

통신비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마련된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이하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 교수의 얘기다.

협의회가 지난 15일 첫 의제인 '단말기 완전자급제' 논의에 대한 결론을 발표했지만 여기저기서 잡음이 일고 있다. 사업자 자율로 시행해야 하는 제도가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시민단체, 정부 등 다른 참여자들의 압박이 지나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협의회는 그동안 3차례, 총 15시간에 걸쳐 비공개회의를 진행한 결과, 완전자급제를 법률로 도입하는 부분에 대해 다수가 우려했다고 밝히며 시장 자율적으로 단말기 자급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했다.

단말제조사인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플래그십 모델도 자급제 폰으로 출시하겠다고 했고 이통사 향 모델과 자급제 모델에 대해 출시시기, 출고가 등 조건 차이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통사들은 유심요금제 도입과 온라인 구매자들의 할인 추가 등의 대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진행해야 하는 사항들이다.

하지만 한 협의회 참여자는 "경영, 마케팅 정책을 진행할 경우 효과와 영향, 협력업체과의 관계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데 이런 자리에서 검토 하겠다고 할 수는 없다"며 "'사업자가 검토하겠다'가 아닌 '시민단체나 전문가들의 이같은 의견도 있다' 정도로 정리하자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협의회 구성이나 운영 방식이 사회적 공론화라는 취지에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협의회는 각 사업자 쪽 대표들인 이해관계자 7명과 정부 관계자 5명, 소비자시민단체 4명, 교수진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교수진의 절반은 국책연구기관인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 출신, 나머지는 국회 등에서 추천한 인사다. 회의 진행 과정에서 정부 의견이 다수로 몰릴 가능성이 큰 구조다.

완전자급제 법제화에 대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완전자급제를 법률로 강제할 경우 선택약정할인이나 공시지원금이 사라지고 소비자 후생이 후퇴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완전자급제에 대해 단말기 비용 감소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유통구조 에 미치는 영향 등 파급 효과가 커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 일부 참여자의 의견은 '찬성'을 명시화 하지 않아 '중립적' 입장으로 구분됐다. 협의회는 이날 발표에서 "적극 찬성하는 위원은 없었고 긍정, 부정 효과를 모두 제시한 중립적 입장의 위원, 부정적 입장의 위원, 적극 반대한 위원이 있었다"며 대다수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긴 논의 과정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명확한 결론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며 무리하게 합의를 진행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참여자는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어떤 결론을 명확하게 내는 회의가 아니라 통신비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입장을 듣고 정책 도입시의 변화, 검토해야 할 부분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취지로 여겼지만 생각과 다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 의제인 '보편요금제' 논의 역시 각계의 입장이 명확하게 갈려 격론이 예상된다. 정부가 보편요금제 도입을 주도하고 있는 입장이어서 첫 논의 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공론화가 아닌 되레 각계의 갈등만 부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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