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실시간 속보

KLA 대한민국 법무대상 고용노동부 청년내일 채움공제 (~1207)
비트코인 광풍 - 가상화폐가 뭐길래

인생이란 다른 계획으로 분주할때 슬그머니 일어나는 일이다

[웰빙에세이] 내 인생의 문장들 -11/ 내 죄는 ‘인생은 낭비 한 죄’

김영권의웰빙에세이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입력 : 2017.12.17 14:40
폰트크기
기사공유
인생이란 다른 계획으로 분주할때 슬그머니 일어나는 일이다


인생이란 당신이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한 동안에 슬그머니 일어나는 일이다.
Life is what happens to you while you're busy making other plans.

존 레논이 노래한다.<Beautiful Boy (Darling Boy)>란 곡에서다. 'Darling Boy'라 했듯이 다섯 살 난 아들, 숀을 위해 손수 지은 노래다. 다음은 이 가사가 나오는 대목.

Out on the ocean sailing away
I can hardly wait
To see you come of age
But I guess we'll both Just have to be patient
'Cause it's a long way to go
A hard row to hoe
Yes, it's a long way to go
But in the meantime
Before you cross the street
Take my hand
Life is what happens to you
While you're busy making other plans

Beautiful Beautiful Beautiful
Beautiful Boy

존 레논은 어린 아들이 얼른 자라서 거칠고 험한 바다를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길을 건너기 전에 아빠의 손을 잡으라고 당부한다. 인생이란 네가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와중에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존 레논은 아들이 다 커서 너른 세상을 항해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이 노래를 부른 바로 그 해(1980년) 한 미치광이 광팬이 쏜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인생이란 그렇게 엉뚱하게 끝나기도 하는 것!

돌이켜 보면 내 인생도 딴 짓 하다가 날 샜다. 경황없이 바쁘기만 했다. 건진 것 없이 세월만 갔다. 이러다가 졸지에 종치면 어쩌나? 그건 너무 허망하다. 너무 황당하다. 하지만 다들 나처럼 산다. 부질없는 일만 잔뜩 벌이다가 황혼에 선다. 랠프 월도 에머슨은 말한다. "우리는 언제나 살아갈 준비를 할 뿐 정작 삶을 살지 않는다." 살 맛 나는 일은 기필코 다음에 다음에 다음에 하다가 주저앉는다. 오쇼는 말한다. "우리는 항상 삶을 연기한다. 그렇게 살면 어느 순간 죽음이 찾아와서 삶이라는 선물을 앗아갈 것이다." 그것은 얼마나 억울한가?


영화 <빠삐용>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절해고도의 감옥에 갇힌 스티브 맥퀸. 그가 꿈속에서 다시 재판을 받는다.

 - 재판장 : 네 죄명을 알겠나?
= 맥퀸 : 전 결백합니다. 죽이지 않았습니다. 증거도 없이 뒤집어씌운 겁니다.
- 재판장 : 그건 사실이다. 넌 살인과는 관계가 없다.
= 맥퀸 : 그럼 무슨 죄로?
- 재판장 : 인간으로서 가장 중한 죄다. 널 기소한다. 인생을 낭비한 죄로!


스티브 맥퀸은 말문이 막힌다. 다른 죄는 다 아니라 해도 인생을 낭비한 죄는 아니라 할 수 없다. 그는 결국 고개를 끄덕인다. 인생을 낭비한 죄! 유죄!


그렇다. 나는 산다고 사는데 인생은 낭비한다. 죽도록 애쓰는데 인생은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를 새어나간다. 나는 진정 삶을 살았던가? 나는 살아갈 준비만 했을 뿐 정작 살지는 않았다. 잘 먹고 잘 살려고 궁리하고 대비만 했을 뿐 한 번도 잘 살지 않았다. 지금도 나는 바쁘다. 돈 버느라 바쁘다. 공부하느라 바쁘다. 목표를 달성하느라 바쁘다. 헷갈리게 하지 마라. 이 일부터 해야 한다.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한다.

그렇게 틀어막고 때우고 채우는 사이 인생은 슬그머니 일어나 지나간다. 그 인생이 저물녘 어둠 속으로 잦아들 때까지 나는 한 번도 눈치 채지 못한다. 인생이 같이 춤추자고 코앞에서 손짓해도 아는지 모르는지 그 너머만 바라보고 달린다. 나는 끊임없이 삶을 놓친다. 바로 지금 여기 코앞에서 놓친다. 그래서인가? 살아도 산 것 같지가 않은 게….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12월 17일 (14:05)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