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렬의 Globalview] 소셜스타들, FTC로부터 경고장…왜?

미드 '프리티 리틀 라이어'에 출연한 배우 셰이 미첼.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 인기 미국드라마 ‘프리티 리틀 라이어’의 배우 셰이 미첼과 루시 헤일, 유명 블로거, 리얼리티-TV 출연자 등 수많은 팔로어 군단을 거느린 이른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이 무더기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경고장을 받았다. 왜일까.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치 각본이 없는 것처럼 자신의 일상생활을 노출하면서 이를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언급으로 마무리하곤 한다. 하지만 이들은 때때로 해당 기업이 금전, 상품 또는 서비스를 자신에게 제공했는지를 공개하지 않는다.


FTC가 지난 9월 21명의 인플루언서들에게 인스타그램에 언급한 브랜드와 계약 여부를 공개하라는 경고서한을 발송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보도했다. 이 같은 보상은 명백한 대가성 요구가 없었더라도 인플루언서가 이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기만광고 금지규정에 위반된다고 FTC는 밝혔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다른 나라의 공정거래 당국들도 이러한 잠재적 위반자들을 찾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단속한다. FTC 관계자는 “무수한 지지(광고)발언이 있다”며 “일부 사람들은 (계약에 대해) 적절한 공개를 하지만, 일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시선이 소셜미디어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패션, 미용, 명품 브랜드들은 특전이나 돈으로 인플루언서들의 호감을 사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 대가로 브랜드들은 인플루언서들이 수천만 명에 달하는 팔로어들에 자사를 홍보해주길 기대한다.


심지어 브랜드와 인플루언서가 이른바 제휴마케팅서비스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 즉, 인플루언스가 자신의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브랜드에 기여한 트래픽이나 판매를 토대로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소셜미디어 포스팅이 기만광고 금지규정 위반의 위험이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고 FTC에 답변서를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초고가여행사인 '에픽로드'로부터 여행서비스를 받고 그 대가로 소셜미디어에 이 회사를 언급한 셰이 미첼은 변호사를 통해 보낸 답변서에서 “분명하게 표현한 ‘감사하다’ 언급이 자신과 에픽로드간 관계를 공개토록 하는 FTC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인플루언서들은 종종 보상을 받지 않고 특정 제품을 칭찬하기도 한다. 고가여행가방 브랜드인 ‘글로벌-트라터’를 포스트에 언급한 나오미 캠벨은 답변서에서 자신은 해당 회사와 금융적 관계가 없다고 FTC에 답했다.

FTC는 기만광고 금지규정을 어긴 브랜드와 지지자(홍보자)들에게 기만적인 마케팅 행위를 통해 번 돈을 환불해주도록 명령할 수 있다. 그동안 FTC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지 않았지만, 이번 무더기 경고장 발송은 향후 제재가 강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똑똑해지고 있다.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경험하면서 여간해선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한 기업들의 광고수법도 갈수록 더욱 교묘하고 고도화되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소셜미디어에서 똑똑한 소비자들과 기업 간 머리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