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운명의 날' D-5…롯데그룹 '초긴장'

-신격호·신동주 등 오너일가, 황각규 사장 등 주요경영진도 같은 날 선고
-검찰 징역 10년 중형 구형…재판부 최종 결정 예측 어려워
-법정구속되면 지배구조 안정·계열사 IPO·한일 롯데 통합경영 등 차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 공여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12.1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비리 관련 1심 선고가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롯데그룹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롯데는 마지막까지 신 회장의 무고함과 선처를 주장한다는 계획이지만, 지난 10월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만큼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될 경우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완성, 한·일 통합경영, 10조원 규모 해외사업 등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실형을 받은 경영진을 대부분 해임하는 만큼 신 회장이 한국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을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2일 '운명의 날'…오너일가·주요경영진 선고=17일 법조계와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 회장과 신격호 명예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씨 등 총수일가 5명의 경영비리 혐의 1심 공판이 22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앞서 검찰은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에 각각 징역 10년, 신 이사장과 서미경씨에게 각각 징역 7년, 신 전 부회장에게 5년을 구형했다.

총수일가 뿐 아니라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과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 채정병 전 롯데그룹 정책본부 지원실장,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 등 주요 전문경영인 4명에 대한 선고도 같은 날 이뤄진다. 재계 5위 그룹의 총수일가와 전문경영인이 한꺼번에 기소돼 동시에 선고를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재계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롯데 창업주인 신 명예회장은 올해 95세의 고령인 데다 치매까지 앓고 있어 실형이 선고될 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신 명예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역대 최고령 재벌 창업주의 법정 구속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檢 양형공식 통할까…신회장 구속되면 롯데그룹 초비상=하지만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신 회장에 대한 선고다. 검찰은 롯데시네마 임대배임(744억원)·롯데피에스넷 불법지원 (499억원) 등 범죄를 신 회장이 주도했다며 징역 10년이라는 중형을 구형, 재판부에 강도높은 처벌을 요구했다.

그동안 주요 경영인에게 적용된 양형 공식을 살펴보면 검찰 구형 ‘징역 10년’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실형을 면치 못했고, 그 이하 집행유예로 풀려난 사례도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12년을 구형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심에서 5년의 실형을 받았다.

반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7년 경영권 불법승계 등 사건에 기소돼 징역 7년을 구형받았지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을 면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횡령 혐의로 구속돼 징역 7년을 구형받았지만 파기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최종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검찰에서 징역 6년을 구형받았지만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재판부가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하거나 종전 양형 공식을 거의 따르지 않는 기조여서 신 회장의 재판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검찰이 주장하는 신 회장의 범죄 사안 대부분이 신 명예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했던 시절 벌어진 것이어서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가족 중심의 불투명한 경영구조 개선을 주도했고, 지주사 전환과 순환출자 해소, 주요 계열사 기업공개(IPO) 등도 책임감을 갖고 추진해 온 만큼 선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 경영 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경우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나 해외사업 경쟁력이 크게 약화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주사 체제가 완성되지 않아 일본 롯데의 영향력이 여전한 것도 불안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 경영비리 혐의 결심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는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