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中 경제협력 강화…후룬퉁 '속도'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영국과 중국이 경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영국 런던 증시와 중국 상하이 증시의 주식 교차 거래, 이른바 '후룬퉁(滬倫通)' 시행도 가속화 한다.

블룸버그 통신과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한 필립 해몬드 영국 재무장관과 마카이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9차 중·영 경제재정금융대화 후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런던과 상하이 증시 연계를 위한 최종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며 "런던과 상하이 채권시장에서도 이 같은 연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룬퉁은 지난 2015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나온 구상이다. 그러나 이후 영국이 갑작스럽게 유렵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며 진전되지 못했다.

후룬퉁이 출범하면 상하이 증시가 홍콩을 거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과 바로 연결될 수 있다. 로이터는 후룬퉁이 성사되면 중국의 자본시장 규제완화 측면에서 또다른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경제재정금융대화에서 영국과 중국은 경제·무역·투자 등 총 72가지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영국은 대출보증을 포함,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총 250억파운드(약36조원)의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영국과 중국의 이번 경제 협력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부합한 데 따른 것이다. 영국은 중국과의 협력 강화로 브렉시트 후 흔들리고 있는 금융중심지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중국도 영국으로부터 금융지원이나 기술 등의 실질적인 지원을 이끌어 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 부총리는 "두 국가의 협력이 매우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영국은 분명하게 금융에서 이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몬드 장관도 "이번 대화는 영국과 중국 관계의 황금기가 지속되는 걸 기대하게 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성명에 "양국은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문구가 포함 된 점도 눈길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제사회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 온 것과 대조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화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중국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