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수감’ 이병기 전 국정원장, 아들 결혼식에 옥중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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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진성 기자 =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뇌물로 상납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아들의 결혼식에 옥중 서한을 보냈다.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이 전 원장의 장남 결혼식이 열렸다. 이날 결혼식에서 이 전 원장의 친구는 "꼭 전달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며 이 전 원장이 옥중에서 쓴 편지를 대신 낭독했다. 구속 중인 이 전 원장은 이날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전 원장은 서한에서 먼저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고 결혼 소식을 보내드린 다음 저의 신상에 문제가 발생해 제가 참석하지도 못한 결혼식에 여러분을 모시게 된 큰 죄를 범하고 말았다"며 사과했다.

그는 이어 "아비로서 해야 할 도리도 못한 데 대해 자식들에게도 미안하고 아픈 마음으로 회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몸은 가지 못해도 마음은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법적인 책임을 다하고 나가는 날 인사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다시 한번 감사하다"며 하객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날 결혼식으로 맞이한 며느리를 향해서는 "가족이 되어준 것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잘 자라준 아들도 고맙고 둘이 합심하고 서로 사랑하며 행복한 일생을 같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기쁘면서도 가슴이 제일 아플 제 집사람에게도 저의 미안함과 사랑의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면서 "감사하고 잊지 않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편 이병기 전 원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및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지난 5일 구속기소됐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 전 원장은 재임 중이던 2014년 7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국정원장에게 배정된 국정원 예산 40억원 가운데 매달 현금 1억원을 8회에 걸쳐 총 8억원을 안봉근 당시 청와대 비서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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