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증시, 내년을 생각할 때

2017년도 증시도 어느덧 8거래일만을 남겨놨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에 대해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지만 연말에는 오히려 차분해진 모양새다. 내년 증시에 대해 조용히 그리고 세밀하게 구상해볼 때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투자자들은 올해보다 낮은 수익률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수익률과 EPS 추정치를 보면 대략적인 기대 수익률이 나오는데 올해 종가 대비 내년 종가는 6~7% 상승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1년 이후 코스피의 연간 수익률 패턴을 보면 2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시점의 이듬해에 수익률이 더 좋았던 적은 드물다"며 "외환위기 직후 1998년과 1999년인데 기저가 워낙 낮은 덕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8거래일이 남아 있지만 올해 수익률은 20% 내외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이듬해 수익률 중간값은 7%다. 올해 예상 종가에 대입해 보면 2650~2700이익 증가율로 봐도 비슷하다고 곽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말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증가율과 코스피 연말 종가 간 높은 상관계수가 존재한다. 2006년 이후 상관계수는 0.9다. 내년 연말 기준 EPS 증가율(2019년의 이익 증가율)은 6%다.


추정치의 대폭 상향이 없다면 연말 코스피 종가도 비슷한 수준의 상승세를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지수로는 2650~2700이다. 따져볼 점은 이익 추정치의 상향 가능성이다. 2018년 중 이익 추정치가 올해처럼 빠르게 상향될 가능성은 낮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2013년 때를 되돌아 보면 그렇다. 당시 EPS는 직전 최대치(2008년) 대비 32% 증가했다. 추정치 변화가 없다면 내년 연말에 EPS는 직전 최대치 대비 24% 증가한다. 2010~2013년 이익 추정치 상향 속도나 폭 대비 느리지도 낮지도 않다. 추정치 상향 흐름이 둔화되리라고 보는 이유다.

곽 연구원은 "기저 효과가 클 수밖에 없었던 금융위기 직후와 유사한 수준의 이익 신장세라면 그 이상을 바라는 마음은 욕심"이라며 "앞서 수익률로 계산한 종가와 EPS로 계산한 종가는 모두 2650~2700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연말 종가 대비 고점은 3% 가량 높기 때문에 2750~2800선이 내년 상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업종별로도 한 해 부진했던 업종이 다음 해에 좋아지는 패턴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올해 주가상승률이 낮았던 업종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