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사망 '그람음성균'… 균종 규명이 핵심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잇달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7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지난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의 혈액에서 세균이 검출되면서 보건당국 조사는 균종과 균의 출처 규명으로 향하고 있다.

홍정익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장은 18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3명이 사망 전 시행한 혈액배양검사에서 세균감염이 확인됐다"며 "나머지 1명은 의심증상이 없어 혈액배양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질본은 20일에나 균종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세균이 그람 음성균인 것으로 우선 결론 내렸다.

세균은 크게 그람 양성균과 그람음성균으로 나뉜다. 그람 음성균은 그람 염색법으로 염색했을 때 붉은색으로 염색되는 세균이다. 살모넬라균, 티푸스균, 대장균, 콜라라균 등이 포함된다.

신생아, 특히 미숙아는 장기 면역력이 약해 극소량 세균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로 인해 병을 앓거나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최명재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미숙아들에게 주사를 놓거나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세균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무엇이 유익한지 판단을 하게 된다"며 "성인과 달리 미숙아는 면역 기능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인공호흡기처럼 몸 안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아무리 무균 처리를 한 물질이라도 해도 48시간 이내 균이 발생한다. 성인은 면역 기능이 있어 스스로 해결하지만 미숙아는 균에 그대로 노출된다. 균이 혈관을 타고 퍼져 장기가 손상을 입는 패혈증의 원인이 된다.

보건당국과 경찰이 DNA핑거프린팅(유전자 지문 검사)을 통해 균종과 원인 추적에 나서더라도 작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81분만에 신생아 16명 가운데 4명이 사망한 건 공통된 부정적 요인이 작용했을 거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며 "그것이 같은 종류의 세균이라면 병원의 관리부실 가능성을 키우지만 이런 식의 조사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환자 10명이 입원한 입원실에서 1,5,6번 환자에게서 같은 병이 발생했을 때 균이 어느 환자에게서 비롯됐는지 찾는 게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또 병원균이 퍼진 게 첫 병원균 원인 환자로부터 전염됐는지 여부도 별도 규명해야 할 사안이다.

이 관계자는 "4명의 아기가 거의 같은 시간에 사망한 건 확률적으로 극히 드물기 때문에 병원 과실을 의심해볼 수 있지만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함부로 예단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질본에 따르면 사망한 4명 이외 12명 환아 증상을 살펴본 결과 퇴원한 환아 4명 중 1명은 감기증상으로 지난 17일 입원했고 병원을 옮긴 8명 중 1명은 기력저하로 관찰 중이다. 다른 아기들은 별도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