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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미투’와 영화계 여성차별

기고 머니투데이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입력 : 2017.12.20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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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미투’와 영화계 여성차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성폭력, 성추행 고발 움직임인 ‘미투’(Me Too)는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것이다.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 웨인스타인이 줄줄이 터져나오는 성추행 문제로 퇴출되고 케빈 스페이시 같은 거물급 배우에게도 같은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스페이시는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6에서 하차했고 ‘올 더 머니 인 더 월드’(2017년)에서 스페이시가 찍은 분량은 모두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다시 찍는 소동이 벌어졌다.

할리우드 영화계는 남성들이 장악했고 여성들은 취약한 지위에 있다. 취약한 지위는 불안정하고 위험한 입지로 이어진다. 성폭력, 성추행은 범죄이기 때문에 그냥 범죄로 취급하면 되지만 사실 그 근원은 차별에서 나오는 여성의 약자적 지위다.

할리우드에서 여성이 차별받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유리천장’에 빗대 ‘셀룰로이드천장’이라는 말이 있다. 2013년 자료에 따르면 정상급 남자배우는 정상급 여배우에 비해 2배 이상 보수를 받는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차등이 심해지는데 여배우는 34세에, 남자배우는 51세에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다.

할리우드에서(우리도 마찬가지다) 여성의 약자적 지위는 여성영화가 잘 안 된다는 데서도 나온다. 케이트 블란쳇이 2014년 ‘블루 재스민’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고 수상소감으로 한 말이 있다. “아직도 여배우가 주인공인 영화는 흥행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배우가 주인공인 영화도 돈이 됩니다!”

영화계의 여성차별에 대해서는 영화로 응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델마와 루이스’(1991년)는 기념비적인 여성주의 영화다. 여성에 대한 쇼비니스트적 남성 행동 패턴에 통렬한 공격을 가했다.

‘스타워즈’ 시퀄이 레이를 사실상의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도 새로운 시도다. 물론 ‘스타워즈’는 워낙 강력한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여성 히어로가 새로 탄생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얼마 전 개봉한 8편에서 여성 지휘관인 홀도 부함장이 살신성인하는 플롯도 새롭다. 영화에서는 남자 영웅이 살신성인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2019년 제임스 캐머런이 선보일 ‘터미네이터6’는 1991년 작 터미네이터2의 시퀄로 설정되고 새 3부작의 첫 작품이 된다. 여기서 린다 해밀턴이 25년 만에 다시 사라 코너로 캐스팅됐다. 캐머런은 해밀턴 캐스팅이 나이가 많은 여성이 액션영화에 출연하지 않는 할리우드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본다.
 
여성들이 제작과 감독을 활발히 하면 사정이 좀 나아지겠는데 할리우드에서는 여감독이 9%에 불과하다. 캐서린 비글로가 ‘허트 로커’(2009년)로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을 뿐이다. ‘피스메이커’(1997년)와 ‘딥 임팩트’(1998년)를 연출한 미미 레더 감독을 제외하면 딱히 떠오르는 여감독도 없다. 최근 조디 포스터가 감독으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희소식이다.

그러나 못 말리는 남성주의 영화인 ‘007’조차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75명의 본드 걸을 등장시켜가며 여성을 소모품 취급하고 여자를 너무 쉽게 죽이던 ‘007’ 영화도 요즘은 조심하는 눈치다. 제임스 본드보다 능력과 품성이 뛰어난 제이슨 본이 등장했다. 본은 여자친구가 죽은 후에는 계속 싱글이다. 3편에서는 자기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을 찾아 속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본 시리즈는 007 시리즈를 각종 차트에서 앞선다.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스포츠도 아닌데 왜 아카데미상을 남자배우와 여자배우로 나눠서 주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한 적이 있다. 세상살이 모든 것이 남녀를 구분하기 때문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일할 기회와 대우에 있어서 만큼은 남녀 구분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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