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정보로 '여기어때' 협박 남성 1심서 징역 10개월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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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한 고객정보를 이용해 숙박 애플리케이션 '여기어때' 측에 돈을 요구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우 부장판사는 20일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모씨(48)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씨는 업체에 메일을 보낼 때 협박하는 내용인 줄 몰랐고, 보안 용역비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알고 도와준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해킹한 자료를 갖고 용역비를 요구하는 자체가 협박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씨가 선의로 조언을 해준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A씨와 공모에 관한 입증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A씨가 아직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경찰과 통화한 내용이 자료로 제출됐지만 믿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씨는 해킹을 한다는 것을 알았고, 이를 통해 용역비 청구 메일을 보내는 데 있어서 (내용을) 일부 수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자금을 지원했다든지, 범행을 지시했다든지 등의 자료는 없다"며 "이씨의 가담 정도를 비춰볼 때 범행은 A씨가 주도했고, 이씨는 범행에 일부 협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씨가 해킹을 통해 기업 비밀을 찾아내고, 이를 이용해 협박하는 범행에 가담한 것은 정보통신 사회에서 정보거래에 대한 신뢰성을 저해한다"며 "다만 이씨의 가담 정도가 주범이라고 보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했다.

이씨는 A씨와 '여기어때'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해킹하고, 이를 이용해 '여기어때' 측을 협박해 돈을 편취하기로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브로커를 통해 알게 된 조선족 출신의 중국인 해커 남모씨에게 해킹을 해줄 것을 요구했고, 남씨는 올해 3월 여기어때 홈페이지를 해킹해 이용자들의 숙박예약정보를 비롯해 회원정보, 제휴점 정보 등 개인정보을 빼냈다.

이씨와 A씨는 남씨로부터 넘겨받은 개인정보 파일을 빌미로 '여기어때' 측에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알리고 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오성우)는 지난달 2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 등 혐의로 기소된 남씨 등 3명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킹 증거가 공갈 범행에 실제 이용된 것을 보면 1심의 판결은 부당하지 않다"고 남씨 등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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