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측, 재판서 '국정원 세평수집' 증언에 강력 반발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9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12.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국가정보원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인사들에 대한 세평을 수집한 의혹을 증언하는 것과 관련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 측이 "별개의 사건"이라며 반발했으나 재판부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21일 열린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공판에서 윤장석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증인으로 불렀다.


윤 전 비서관은 지난해 3월 우 전 수석의 지시를 받고 문체부 소속 공무원 8명의 명단을 전달받아 특별감찰반에 감찰을 지시한 인물이다.

이날 검찰은 "대통령으로부터 문체부 공무원 8명의 세평 수집을 위해 국정원 경찰 정보라인에 세평 수집을 지시한 적 있냐"며 국정원의 세평 수집 의혹을 물었다.

윤 전 비서관은 "지시한 적 없다"고 답하면서도 "수사 중인데 증언하는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곤혹스러워했다.


다시 검찰이 "우 전 수석이 국정원을 상대로 문체부 공무원의 세평 자료를 요구했냐"고 묻자 "그 부분도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공개 법정에서 말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거부하는 취지로 말했다.

윤 전 비서관은 "(국정원 세평 수집과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는데 수사가 다 끝난게 아니고 이 건과 관련해 영장도 발부된 상태라 법정에서 말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검찰에서) 답변드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가 "본인이 지시한 적 없다고 아까 답변을 했으니 상관 없는 것 아니냐. 증언 거부 사유가 안 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제서야 윤 전 비서관은 우 전 수석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특감반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자 우 전 수석 측 변호인이 나서 "이 사건과 관련없는 별건에 대해 증인신문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기록 등의 자료가 없는 상태로는 반대신문이 어렵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관련이 없다는 부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세평자료 수집에 국정원 문건이 있는지가 쟁점이고 우리 사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반박했다.

우 전 수석 측이 "세평이 부실한데도 불구하고 감찰반 보고내용을 왜곡했다는것이 검찰의 원래 의견이었지 국정원에 대해 주장하지 않았다"고 재차 맞서자 재판부는 "주장 했냐 안 했냐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관련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반대신문을 못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오늘 신문에서 답변된 내용에 기해 반대신문하면 된다"며 "사건에 대해 상당 부분 관여하고 많은 걸 아는 증인을 불러놓고 변호인이 제시하는 것만 묻는다는 것은 재판부가 못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에게 지시해 문체부 간부 8명에 대한 세평 작성을 지시해 부정적인 평판 위주의 내용을 보고 받았다는 등의 혐의로 현재 구속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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