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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태양광 전성시대

광화문 머니투데이 강기택 경제부장 |입력 : 2017.12.2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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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이나 이미지가 사실을 대체할 순 없다.
인지언어학자이자 진보적 정치 프레임 짜기 전문가라는 조지 레이코프는 저서 ‘이기는 프레임’에서 “원자력발전은 핵 위협”이며 “태양과 바람 등은 청결하고 영속적인 에너지”라고 말한다. ‘원전=악’ ‘태양광·풍력=선’이라는 프레임과 이미지를 만들라는 얘기다.

일본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쓰나미로 1만5000명 넘게 희생됐지만 후쿠시마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사망자는 거의 없었다. 태양과 바람이 깨끗하다고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이 청정한 것은 아니다. 태양광발전 폐기물은 친환경적이지 않고 풍력발전의 저주파 소음은 인간에게 해롭다. 태양과 바람은 영속적일지 몰라도 태양광·풍력발전의 수명은 20년이다. 새 원전의 3분의1에 불과하다.

레이코프 방식의 프레임이나 어법의 폐해는 조지 오웰이 그의 소설 ‘동물농장’에서 형상화한 적이 있다. 돼지가 인간을 쫓아내고 권력을 쥔 동물농장은 “네 다리는 옳고 두 다리는 나쁘다”란 구호가 지배한다.

정부가 원전 6기를 백지화한 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재생에너지 3020계획’을 발표하며 “태양광과 풍력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이 언급엔 ‘탈원전은 옳고 원전은 나쁘다’는 논리가 깔렸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신규 전력설비 투자 중 재생에너지가 86% 이상”이라고 말했지만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4강 중 ‘탈원전’을 한 나라는 없다. ‘탁월한 안전성’을 내세운 중국을 제치고 우리가 영국 원전사업을 따낸 건 안전성이 덜 탁월해서가 아니다.

정부가 110조원을 들여 짓겠다는 태양광·풍력발전에서 생산되는 전기량은 25조원을 들여 원전 6기만 지으면 된다. 혹은 내년에 폐로키로 한 월성원전1호기와 2029년까지 1차 수명이 끝나는 원전 10기를 더 가동하면 된다. 그러면 20년 뒤 다시 천문학적인 돈을 들일 일도 없다.

한전과 발전 자회사, 민간기업 등이 92조원을 대야 하는데 이는 곧 원가 상승 요인이 된다. 2030년까지 전기료가 10.9%밖에 안 오른다는 정부의 계산은 한전이 적자를 떠안거나 정부가 세금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자에 보조금을 주지 않는 한 비현실적이다. 요금이든, 세금이든 국민 돈이 들어간다.

재생에너지의 3분의2가 투자되는 태양광발전과 관련해선 이미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업권을 놓고 추문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 미니태양광사업은 대부분 시민운동가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 인사가 이끄는 협동조합의 몫이 됐고 인위적으로 진입장벽을 만들어 특혜를 줬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앞으로 정부의 태양광사업이 본격화하면 서울시에서 일어난 일이 전국화할 수 있다.

[광화문]태양광 전성시대
공적 목적보다 사적 이익을 추구한 정도가 심할수록 한 정권의 공약사업은 다음 정권의 적폐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명박정부의 ‘자원개발’이 박근혜정부에선 ‘금기어’였고 문재인정부에서 더욱 외면받는 것처럼 태양광사업도 같은 운명이 될 수 있다. 전성시대가 흑역사로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러나 국익의 관점에서 보면 자원개발이든, 원전이든, 태양광발전이든 어느 것 하나 개별 정권의 선호에 따라 저버려선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안전성, 경제성, 안정성, 국가안보 등을 고려해 우리 실정에 가장 적합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다. 그 점을 놓쳤다면 지금이라도 궤도를 바꾸고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그게 5년간 한시적으로 국가의 일을 맡은 정권의 도리다.

강기택
강기택 acekang@mt.co.kr

비지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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