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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思見]이재용 재판과 'Not Guilty'의 의미

오동희의 思見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장 |입력 : 2017.12.2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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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은 유죄(Guilty)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하나만 증명하면 된다.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행사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5분간의 만남(1차 독대) 동안 부정한 청탁이 있었느냐다. 나머지는 그 연장선상의 스토리 전개다.

53차례에 걸친 1심 공판 결과, 개별 사안의 청탁은 없었다면서도 '포괄적·묵시적 청탁'으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서 국정농단 과정에 기업은 재산권과 경영의 자유를 침해당한 피해자임을 선언한 것과는 대조되는 선고였다.

2심 막바지에는 청탁의 시발점이 1심보다 사흘 앞선 2014년 9월 12일(소위 0차 독대)로 바꾸는 공소장 변경이 이뤄졌다.

논리상 공개된 첫 독대 5분으로는 아무리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라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새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영수 특검은 지난 27일 항소심 구형 논고에서 3400여개의 증거와 수만 페이지의 증거기록을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새 출발점인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만났다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증거가 어디에도 없다.

당초 특검의 확실한 증인이었던 안봉근 전 대통령비서실 제2부속비서관도 항소심 증인으로 출석해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소장 변경의 핵심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형사소송법은 증거로 말한다.

'의심스러운 것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인 두비오 프로 레오: In dubio pro reo)라는 형사소송법의 법언(法諺)은 우리 사회의 불완전성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다.

이재용 부회장이건, 일반 가정의 아들이건 범죄사실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을 경우 '피고인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 그것이 형사소송법의 원칙이다.

유죄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을 때는 '무죄(innocence)'라고 말하지 않고, '유죄가 아니다(not guilty)'라고 말하는 게 법이다.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거로서 유죄를 입증하지 못한 이번 재판에서 법원은 이재용에게 'Guilty'와 'Not Guilty' 중 어느 쪽을 선언할까. 우리 형사소송법이 스스로의 심판대 위에 놓였다.
오동희 부국장 겸 산업1부장.
오동희 부국장 겸 산업1부장.

오동희
오동희 hunter@mt.co.kr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장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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