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위안부 합의 1㎜도 안 움직여"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지난 1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일본 도쿄의<br>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일본이 문재인 정부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검증 활동과 관련해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최근 측근들에 "위안부 합의는 1㎜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이 이번 검증 결과를 근거로 재협상 등 추가 조치를 요구해도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전날 한국 내 검증 기획단(TF)의 결과 발표에 앞서 "모든 기회를 이용해 끈질기고 강하게 (한국에) 위안부 합의를 착실히 이행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지난 1월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약 3개월간 일시 귀국시키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위안부의 날' 제정 등 위안부 합의에 어긋나는 움직임에도 양국 정상 간 대화 유지를 우선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번에도 검증 결과 자체에 대한 반발은 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한 일본 외무성 간부는 닛케이에 "(한국이) 국가 간 합의를 너무 가볍게 본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문재인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추가 조치를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로 미룰 것으로 예상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아베 총리가 불참하면 문 대통령이 제안한 정상 간 셔틀 외교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입장에서도 한국과의 관계 악화는 부담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위안부 문제로 한·미·일 공조에 금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9일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도 고노 다로 외무상이 위안부 문제로 인한 한일 관계 훼손의 위험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 부(副)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과 일본이 긴밀히 연계해야 한다는 점을 한국 측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