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 기대되는 K-OTC 시장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인 K-OTC에서 거래되는 비상장주식에 양도소득세 면제가 결정되면서 K-OTC에 기업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내년에 K-OTC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양도세 폐지가 결정된 이달 초 이후 비상장 회사들의 K-OTC시장 진입 문의가 크게 늘었다.


유압기기 제조업체 피케이밸브가 양도세폐지 결정 후 처음으로 동의지정제도를 통해 K-OTC 시장에 진입했고, 내년 진입을 준비 중인 기업도 상당수다.

K-OTC 거래를 위해서는 기업이 직접 신청, 심사를 거치는 절차와 협회가 거래 가능 기업으로 지정하는 방법이 있다. 이밖에 회사가 동의서를 제출하고 향후 증권신고서를 작성하겠다는 의무를 지면 거래 가능 기업이 될 수 있는데, 이 제도를 통해 거래된 회사는 3개에 불과했다. 회사가 증권신고서를 공시해야 하는 등의 부담 때문이다.

그럼에도 피케이밸브가 지정동의서를 제출한 데에는 양도세 면제가 큰 영향을 미쳤다. 피케이벨브는 "K-OTC시장 양도세 비과세 법안이 통과, 활발한 거래가 예상돼 지정동의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K-OTC시장은 양도세 폐지 법안 발의를 기점으로 크게 성장했다. 월별 주식거래량을 살펴보면 올해 2월 72억원대에 불과했던 거래량이 양도세 폐지 법안이 발의된 8월 259억원으로 증가했고, 9월 518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양도세 폐지 법안이 국회를 통과되자 투자자들이 양도세 폐지 이후 거래를 하려고 해 거래량이 소폭 줄었지만 그래도 연초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293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0조6591억원에서 14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초기 중소∙벤처기업 주식이 거래되는 코넥스 시장의 성장이 더딘 편이라 K-OTC시장의 매력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기준 코넥스시장 시가총액은 4조5449억원으로 지난해 12월 4조3078억원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연평균 매매회전율(거래대금/시총)도 10%에 불과해 굳이 코넥스 시장을 찾기 보다 K-OTC 시장에서 거래하는게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협회는 양도세가 전면 폐지되는 내년 1분기를 기점으로 피케이벨브처럼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 숫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재영 금투협 K-OTC 부장은 "내년 1분기 중 전문가 전용 플랫폼 마련도 마무리될 예정이라 K-OTC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중 유동자금 중 상당 부분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흐르고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거래계좌의 실명제를 실시하고 관련 범죄를 집중단속해 처벌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