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평택·SK의 이천…일자리 늘어나니 도시가 살아났다

1년 전만 해도 '미분양 무덤'으로 불렸던 경기도 평택시는 요새 전국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찾아오는 투자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삼성전자 (76,700원 ▼1,900 -2.42%)가 지난해 7월 이곳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를 가동한 이후의 변화다. 33년째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묶여 제자리걸음을 했던 이천시에서도 최근 1~2년새 SK하이닉스 (172,000원 ▼7,800 -4.34%) 붐을 탄 투자 열기로 스카이라인 개조 작업이 한창이다.

기업이 웃으면 도시가 살아난다. 경기도 변방도시 평택과 이천이 반도체 슈퍼호황을 타고 첨단산업의 신흥 메카로 변신의 용틀임을 시작했다.


1일 평택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지역 인구는 지난해(2017년) 11월 말 기준 48만 407명으로 2011년 42만6886명 이후 5만명 이상 늘었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 공사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15년 1만977명, 2016년 1만300명, 지난해 9575명이 증가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대거 유입된 데 이어 삼성전자 협력업체의 이주까지 이어진 효과다. 평택시에선 고덕신도시 택지개발이 끝나는 2020년이면 총인구가 86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실업률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반도체 단지 공사가 시작된 2015년 3.0%였던 실업률이 다음 해 1.8%로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 임직원을 겨냥한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급이 늘면서 부동산 경기에도 돈이 돌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에서 5㎞ 떨어진 총 2800세대 규모의 중소형 아파트 단지 분양이 최근 100% 완료됐다. 최근 반도체 단지 인근 상가 시세는 평택 시내나 인근 신도시의 2배에 달한다.

이천시 상황도 뒤지지 않는다. SK하이닉스가 2012년 SK그룹에 인수, 정상화 과정을 밟으면서 줄곧 60%를 밑돌던 고용률이 단박에 63%대로 뛰었다.

SK하이닉스가 2014년 반도체 제조라인 증설에 착수하자 고용률은 64~65%대로 다시 한 번 치솟았다. 당시 증설 공사와 관련한 협력업체만 165개사에 달했다. 현재 이천시 고용률은 2014년부터 4년 연속 경기도 내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천시는 지난해 7월 기준 지역 내 음식점 등 소상공인 점포가 증설 공사 초반이던 2014년 말보다 5000개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한다. 그만큼 상권이 살아났다는 얘기다. 지난해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SK하이닉스가 이천시에 납부하는 지방소득세가 최대 1700억원까지 예상되면서 지방자치단체 예산사업에도 활기가 도는 분위기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도시의 성장과 발전에서 기업의 역할은 결정적인 변수"라며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기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