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손태승·이대훈·이동빈…새해 맞는 신임 행장들 '4인 4색'

허인 국민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이동빈 수협은행장(왼쪽부터) / 사진제공=각사

2018년은 허인 KB국민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이 은행장이 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새해다. 이들은 각각 전문 분야가 달라 올해 집중하는 분야도 다르다. '4인 4색'의 신임 행장들이 올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허 행장은 영업통, 특히 기업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옛 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대기업팀 팀장과 동부기업금융지점장, 삼성타운기업금융지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경쟁사인 신한은행이 오랜 기간 독점했던 경찰공무원 전용 상품, ‘무궁화 대출’ 사업권을 따내면서 영업력을 과시했다.

국민은행이 상대적으로 기업영업이 약하기 때문에 올해 국민은행은 허 행장을 중심으로 기업영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종 규제 등으로 가계대출을 큰 폭으로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중소기업 중심의 영업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기업영업 전문가인 허 행장이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다. 허 행장 역시 취임사를 통해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도 앞장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1월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이대훈 농협은행장도 영업통이다. 다만 이 행장이 허 행장과 달리 기업뿐만 아니라 가계 영업에도 특화돼 있다. 농협은행에서 경기영업본부장과 서울영업본부장을 역임했고 농협상호금융 대표를 거쳐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됐다.

2016년 기업대출 부실로 어려움을 겪었던 농협은행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잘 모르는 대기업 영업은 지양하고 있다. 올해 농협은행은 서울지역 영업력을 증대할 계획인데 서울과 경기 영업본부장을 맡았던 이 행장이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기업금융과 수도권 지역의 영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행장은 글로벌 전문가로 우리은행은 올해 글로벌 분야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손 행장은 2014년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으로 선임된 이후 줄곧 글로벌 분야를 맡아왔고 은행장이 된 이후에도 글로벌부문도 직접 챙기고 있다.

손 행장이 취임사를 통해 밝힌 4대 경영목표 중 '글로벌 부문의 질적 성장'은 국내 부문 내실에 이어 2번째 목표였다. 손 행장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우량자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이미 글로벌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1분기내 인도와 동남아 한 국가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 등 여신전문업체 두 곳을 인수해 200개 가까운 해외 네트워크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대표적인 여신 전문가다. 우리은행에서 중기업심사부장과 여신지원본부장을 지냈고 우리은행이 부실을 줄이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수협은행장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 "수협은행의 재무구조 등을 살펴보니 여신 전문가로서 경험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할 정도다.

수협은행이 올해 소매(리테일) 금융을 강화하려는 것도 여신 전문가인 이 행장의 판단이다. 소매 금융은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낮아 자본확충에 제약이 많은 수협은행에 적합하다. 이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수협은행 자산구조가 기업여신 70%, 가계여신 30% 수준"이라며 "소매여신과 비소매여신 비중을 5대5 수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리테일 예금을 매년 2조원씩 증대해야 하고 매년 20만~30만명의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업체는 물론 IT기업 등의 도전으로 금융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전통적인 영업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만큼 기존 금융회사가 어떤 전략을 펼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