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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는 벤처도 고사위기…성장 발목잡는 '규제지뢰'

[한국벤처창업생태보고서]③세계 100대 유니콘중 57개 한국 안착 힘들어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입력 : 2018.01.04 04:00|조회 : 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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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테크앤로
자료=테크앤로
##역경매방식의 중고차 모바일거래로 주목받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헤이딜러는 창업 이듬해인 2016년 폐업위기를 맞았다. 당시 김성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낸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2015년 마지막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중고차 거래를 하려면 의무적으로 오프라인 영업장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청년창업자의 창업의지를 꺾는다”는 비판이 거세자 정부와 국회는 보완 입법을 마련했지만 1년 만에 누적거래액 300억원을 돌파한 헤이딜러의 성장세는 이미 꺾인 뒤였다.

국내 벤처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IT(정보기술)·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성장의 저변을 확보하고도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성장·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규제’의 영향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3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규제로 성장의 꿈을 꺾은 벤처기업 사례는 차고 넘친다. 2015년 에어비앤비의 청소서비스를 시작으로 가사도우미 중개서비스를 시작한 홈클은 하루평균 700명의 이용자가 발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다 1년여 만에 문을 닫았다. 상시고용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직업안정법이 발목을 잡았다. 스타트업이 선급금 금지나 4대보험 가입 같은 의무규정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1위 유니콘 기업인 우버도 2013년 국내에 첫발을 내디뎠다가 1년 만에 백기를 들었다. 개인의 유휴차량을 이용해 차량공유를 중개해주는 영업방식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정부의 판단에 치명상을 입었다. 지방자치단체까지 단속에 나서 우버 운전자에게 벌금을 부과하자 우버는 고급 택시에 해당하는 우버블랙만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이외에도 어학교육의 에어비앤비를 표방하는 ‘직톡’은 결제시스템에 발목이 잡혀 성장이 둔화했고 공유형 심야버스로 주목받던 ‘콜버스’는 불법노선 여객 운송행위 논란에 휘말려 재정난에 빠졌다.

규제 일변도의 벤처환경은 글로벌 유망 기업조차 발붙이기 어려울 정도다. IT전문 로펌 테크앤로의 조사에 따르면 성공한 세계 100대 스타트업 중 13곳의 사업모델은 규제로 한국에서 사업을 펼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업을 포기하는 조건부 영업도 44곳이나 됐다. 글로벌 혁신 모델의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는 안착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들 57곳의 누적투자액은 160억달러(약 17조원) 규모다.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 인덱스의 지난해 조사에서도 한국의 스타트업 진입환경 순위는 주요 65개국 중 49위에 머물렀다.

유사사업에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규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가 대표적이다. 오픈마켓은 소셜커머스와 달리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수수료 공개의무가 없다. 대규모유통업법상 통신판매사업자는 규제대상이지만 통신판매중개사업자는 규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한 쿠팡조차도 성장과 별 관계없는 통신판매중개사업자 지위 획득에 나섰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인정하면서 수수료율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게다가 오픈마켓에 제품을 등록하는 판매업자는 범용공인인증서 발급의무에서도 자유롭다. 정부가 소셜커머스에는 이같은 규정을 두고 오픈마켓은 대상에서 제외해서다. 소셜커머스 판매업자만 11만원의 등록비용을 부담하고 불편한 대면접수를 강제하고 있다. 양측의 영업방식이 사실상 유사함에도 서로 다른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문재인정부는 신산업에 대한 규제 철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다. 법에 허용된 산업만을 인정하는 ‘포지티브 규제’에서 법에 금지하는 산업 외에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기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우선 핀테크, 드론(무인기) 자율주행차 등 핵심 선도사업에 우선 적용하기 위해 정보통신진흥법 등 4대 입법을 상반기에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달 중 문재인 대통령을 좌장으로 한 규제개혁대토론회를 열어 부처별 선도사업을 저해하는 규제의 개선책을 수렴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규제혁신은 혁신성장을 위한 토대”라며 “정부 결단으로 가능한 규제혁신은 즉시 추진하고 다양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사안은 구체적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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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지영호 tellme@mt.co.kr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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