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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삼성과 IB, 냉정과 열정 사이

[우리가 보는 세상]

우리가 보는 세상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입력 : 2018.01.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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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하만을 인수한 건 누군가에겐 재앙이었다. 단일 거래 규모가 9조3000억원대. 한국 기업 역사상 가장 큰 딜을 IB 시장 다수가 놓쳤다.

거래는 IB 아닌 부티크 자문사 에버코어가 맡았다. 규모와 무관하게 차량 음향 관련 특수영역이고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장 한국의 IB 지점장들이 본점으로부터 들볶였다. 국내 연간 M&A(인수·합병) 시장 전체를 합한 것보다 큰 딜을 놓친 대가였다. 시말서를 쓴 이도 있다.

삼성과 기업금융 서비스 거래가 가능한 IB는 대여섯개 정도.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모간스탠리, 씨티, CS 등 이른바 버지브라켓(bulge bracket)이다.

골드만은 지난해 서울지점 대표 가운데 삼성 전문가인 정형진 전무를 남겼고, 현대차를 담당하던 최동석 전무를 내보냈다. 1위는 다시 삼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세컨티어 JP모간은 같은 시기 서울 IB 인력을 절반 이상 날렸다. 내부에선 서울오피스가 동남아 국가 일부보다 브랜치 등급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드만과 JP 사이에서 낀 신세인 모간스탠리는 5년 전 류재욱 전 대표를 내보내고 주니어 공동대표 체제다. 국내에선 사모펀드 등 'ex 삼성' 영역만 파고든다.

CS와 씨티는 세계적으론 탑티어급이 아니다. 하지만 10년 이상 네트워크를 쌓아온 이천기, 박장호 대표를 통해 삼성과 중소형 거래 인연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배경 이후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총수 부재 위기에 처했다. 경영진은 주주 이탈을 막으려 지주사를 포기했고 50조원 자사주를 소각키로 했다.

삼성의 가치는 실제 주가로 증명됐다. 백만원대 후반에서 하반기 287만원까지 올랐다. 헌데 앞서 언급한 다섯 회사 가운데 두 곳이 11월 매도 리포트를 냈다.

시장에선 혼란이 있었다. 자칭 글로벌 IB란 이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탔고 일단 매도 의견을 낸 이들이 영향력을 자랑한 것처럼 보인다.

혼란한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 냉정히 바라보자. 어떤 기업의 주가가 상향 일변도로 계속 오르는 게 좋은 건 아니다. 어쩌면 지난해 말의 매도 의견은 주가 과열시기 독립 리서치 조직을 가진 금융사가 제 역할을 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IB와 자사 리서치 사이 독립성을 문자 그대로 믿는 건 너무 순진하다. 이익을 최선으로 여기는 IB는 무슨 짓이든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도이치 사태 때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던가.

삼성도 이미 그런 사실을 안다. 오히려 삼성은 지난해 일희일비 대응하지 않았다. 매도 리포트가 어떤 의도를 가졌든지 간에 삼성은 자신들이 연못을 가득 채운 고래라 공격받는다고 여기는 성찰의 모습이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삼성에 대한 국내외 도전은 어느 때보다 크다. 다행인 것은 이들의 진지한 자세다. 확장은 위기를 불러온다. 그러나 그것의 본질이 한계를 시험하는 경계라 여기면 넘어설 수 있다.

[우보세]삼성과 IB, 냉정과 열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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