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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뭐하세요?"…천국이거나 지옥이거나

2030 직장인의 꿈 '퇴사'…"천국 온 듯한 해방감"vs"취업지옥 돌아가기 두려워"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입력 : 2018.01.06 06:05|조회 : 69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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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프리픽(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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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4년 넘게 일한 직장인 A씨(30)는 한창 바쁠 때면 석달간 밤 12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없다. 새벽 3시쯤 퇴근해도 다음날 출근시간은 오전 10시. 공휴일과 주말을 반납할 때도 많았다. 몸이 망가지고 만성 두통도 생겼다. A씨는 지난해 11월 회사를 떠났다.

#직장인 B씨(26)는 한 달 동안 휴일에 50~70시간 일했다. 평일에도 자정까지 야근하기 일쑤. 이런 생활이 넉달간 쉬지 않고 이어졌다. 위염이 심해졌고, 사무실에서 코피를 쏟기도 했다. B씨는 1년5개월 일한 직장에서 지난해 4월 퇴사했다.

백수의 꿈은 취업이고, 직장인의 꿈은 퇴사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퇴사를 꿈꾸는 20~30대 직장인은 많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고용정보원이 만 19~34세 취업초년생 5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가 "이직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퇴사라는 꿈을 실천하는 20~30대 직장인도 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6년 신입사원 채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이 27.7%로 나타났다. 2014년 조사결과(25.2%)에 비해 2.5%포인트 늘었다.

◇"퇴사하던 날 생각하면 지금도 행복해"
퇴사한 직장인들은 퇴사 후 지옥에서 천국으로 온 듯한 해방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제공=pixabay
퇴사한 직장인들은 퇴사 후 지옥에서 천국으로 온 듯한 해방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제공=pixabay
4년 만에 백수가 된 A씨는 퇴사 후 며칠 동안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도 할 일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몇몇 지인들은 며칠 할 일 없이 지내면 심심해서 다시 일하고 싶다고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퇴사 한 달 후 영국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30세에 워킹홀리데이 막차에 탄 이유는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과 회사 생활에서의 불만이 맞물려서다.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겠지만, 아직은 기대되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사회초년생 시절 과감히 퇴사를 결심한 B씨도 처음엔 퇴사가 두려웠다. 얼어붙은 고용시장을 깨고 가까스로 들어온 직장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제 만족감이 더 크다. B씨는 "퇴사한 지 반년이 지난 지금도 퇴사하던 날만 생각하면 행복하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울 때조차도 퇴사하길 잘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올해 법학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는 "말도 안되는 업무 강도와 상사의 폭언, 성희롱을 당하고 나니 누구에게도 무시당하지 않도록 전문성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늦게 시작하는 공부가 두렵기도 하지만 힘든 회사 생활도 견뎠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취업 지옥 두려워"…전문가들 "안착할 수 있는 일자리 늘어나야"
낮은 재취업률은 직장인들이 퇴사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다. /사진=홍봉진 기자
낮은 재취업률은 직장인들이 퇴사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다. /사진=홍봉진 기자

대다수 직장인에게 퇴사는 여전히 이룰 수 없는 꿈이다. 재취업 시장 한파도 매섭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체 실업자 87만4000명 중 30%인 26만2000명이 1년이 지나도록 새 직장을 찾지 못한 '1년 이전 취업 유경험 실업자'로 집계됐다.

매일 퇴사를 꿈꾼다는 직장인 강모씨(29)는 "퇴사 후 천국 같은 일상은 잠시 뿐, 또 다시 취준생 신세가 된다고 생각하면 막막하다. 다 갚지 못한 학자금과 카드 할부금을 생각하면 취업지옥으로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취업 지옥을 경험하지 않으려고 '퇴사를 위해 공부'하는 퇴준생들도 많다. 퇴근 후 삶을 계획하는 퇴사학교나 퇴사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직장생활연구소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퇴사에 대한 사회의 공감과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재열 청춘상담가는 "퇴사는 이제 쉬쉬해야 할 일이 아닌, 더 행복한 일자리를 찾기 위한 지극히 평범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며 "사람들이 안착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영민
이영민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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