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297.92 819.72 1124.10
▼4.07 ▼5.99 ▼5.1
-0.18% -0.73% -0.45%
올해의 차 이벤트 (7/2~)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기자수첩]정책을 만드는 이들의 '삶의 질'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입력 : 2018.01.08 03:30
폰트크기
기사공유
지난달 국회 예산안 통과가 끝난 후 우연히 기획재정부 예산실 직원들의 대화를 들었다. 한 여성은 한 달 넘게 자녀 얼굴을 제대로 못 봤다고 한다. 육아는 할머니의 몫이었다.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기재부 예산실은 매년 연말 전쟁을 치른다. 국회는 다음해 예산안을 12월 초에 의결한다. 이를 위해 기재부 예산실 직원들은 11월 초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예산안 심의 업무가 새벽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거처가 세종시인 직원들은 집에서 국회로 출퇴근 하는 걸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지난해 말 예산안 법정처리기한을 넘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원들에게 눈물 날 정도로 미안하다”고 말한 배경이다.

공교롭게 올해 주요 부처 장관들의 신년사에는 공통적으로 ‘삶의 질’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최우선 국정 목표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공무원들 역시 국민이니, 그들의 ‘삶의 질’도 한번 생각해 본다. 공무원마다 처한 상황은 다를 것이다. 옆에서 지켜본 결과, 업무량이 많기로 유명한 기재부 공무원들은 야근과주말 근무가 일상화돼 있다. 휴가도 제대로 못 간다. 휴가계를 내고 출근하기도 한다.

공무원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떠나, 이들의 삶의 질은 썩 높아 보이진 않는다. 김 부총리는 지난 6월 취임사에서 “주말이 있는 삶을 살도록 하자”고 했다. 이 말은 허언(虛言)이 됐다.

김 부총리도 지난 2일 직원들에게 배포한 신년메시지에서 “취임하면서 일하는 방식의 개선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했다.

물론 공무원들의 삶의 질을 말하는 것은 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사치’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정책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한번쯤 짚어 봐야 하지 않을까?

야근과 주말 근무가 일상화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정책은 뻔하다. 정책의 창의성과 생산성 역시 ‘삶의 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야근은 누구에게도 축복이 될 수 없다.

[기자수첩]정책을 만드는 이들의 '삶의 질'

정현수
정현수 gustn99@mt.co.kr

베수비오 산기슭에 도시를 건설하듯.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