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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이헌재와 최경환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본지 대표 |입력 : 2018.01.08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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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가 진짜 실세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방법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금융권 인사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치는지를 보면 된다. 이 기준으로 기억나는 두 사람이 있다. 바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겸 전 경제부총리다.

이헌재는 김대중·노무현정권에 걸쳐 금융위원장과 경제부총리를 역임하면서 금융권에 이른바 ‘이헌재사단’을 만들 정도로 막강했다. 이헌재가 두 정권에 걸쳐 파워맨으로 역할하다 보니까 이헌재사단은 생명력이 길었고 지금까지도 일부 명맥이 유지된다.

최경환은 ‘최경환사단’이라는 말은 만들지 못했지만 파워에선 이헌재보다 훨씬 강했다. 이헌재는 근본적으로 정치인이 아니었기에 김대중·노무현정권 창출에는 기여하지 못했고, 따라서 권력의 ‘대리인’ 내지 ‘고용인’으로서 한계가 분명했다. 이에 비해 최경환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아 박근혜정권을 탄생시킨 일등공신이었다.

최경환에 의해 은행장이 되고, 금융권 CEO가 되고, 임원이 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금융권에서는 최소 두 자릿수는 될 것이라는데 토를 다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특히 최경환과 고향이 같은 TK(대구·경북) 출신들과 대학이 같은 Y대 출신들이 수혜를 누렸다. 지금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사람이 많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엔 한꺼번에 최경환사단이 퇴진하면 금융권이 마비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최경환에 의해 회장이 되고 행장이 되고 임원이 된 사람이 많다 보니 당연히 경쟁 과정에서 실력과 자질을 갖췄음에도 파워에서 밀려 눈물을 삼키며 떠난 사람도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 사람을 여럿 봤다. 모르긴 해도 권력자에 대한 그들의 원망과 눈물이 하늘에 가 닿았을지도 모른다.

최경환이 역대 정권의 권력자 가운데서도 최고의 실세가 된 것은 그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중의 핵심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한 신뢰를 받은 데도 있지만 박근혜정권의 숨은 권력인 문고리 3인방(이재만 정호성 안봉근)과의 깊은 관계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을 매개로 그는 불통의 박근혜정권에서도 수시로 대통령과 독대한 유일한 사람이다.

이헌재는 두 정권에 걸쳐 금융위원장과 경제부총리를 맡았지만 ‘헌재노믹스’ 같은 말은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헌재는 외환위기 극복과정에 크게 기여했고 부작용이 없지는 않았지만 금융권과 재계 등에 글로벌 스탠더드를 확산하는 등 그가 펼친 정책의 혁신성은 지금도 인정하고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이에 비해 최경환은 대통령이 아니었음에도 그의 이름을 빗댄 ‘초이노믹스’까지 시중에 등장시킬 만큼 막강했지만 그가 펼친 정책들은 몇 년 못 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초이노믹스를 상징하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이나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 같은 부동산 띄우기 정책들은 지금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위기를 심화시킨 대표적으로 실패한 정책으로 지탄받고 있다.

이제 최경환은 5년 새 역대 정권 최고의 권력자에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원 수수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는 신세로 추락하고 말았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고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크게 부족하다.

고전 ‘채근담’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일이 막히고 세력이 줄어든 사람은 마땅히 그 첫 마음을 되돌아봐야 하고, 공을 이루고 일이 잘 풀리는 사람은 마땅히 그 마지막 길을 미리 살펴야 한다.” 인생은 절정 위에 서 있지 않고, 조금 옆으로 비켜서 살 때 행복하다. 최경환 의원이 그의 주장대로 결백을 인정받아 하루빨리 자유의 몸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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