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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代의 폭력, 왜 반복되나

10년 이상 교육의 틀 깨진 탓, 잡초 자라듯 폭력 악순환… 성인사회 반영 분석도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8.01.1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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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눈 부위 등이 멍든 여고생의 얼굴 사진 한 장이 올라와 공분을 샀다. 피해자는 A양(18)으로 그는 지난 4일 평소 친하게 지내던 B양(15) 등 여학생 2명과 C씨(20) 등 20대 남성 2명이 자신을 차량에 강제로 태운 뒤 데려가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A양은 "예전에 폭행으로 흘린 피가 자신들의 옷에 묻었다는 이유로 현금 45만원과 성매매까지 강요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관련자들을 공동감금 등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10대 청소년들의 폭력 사건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이 여론에서 잊혀지기 무섭게 새해 초반부터 학생들의 집단 폭력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가정·학교 교육의 틀이 무너지고 무서운 것이 사라진 채 방치된 10대들의 뿌리가 깊어 유사 폭력이 반복·심화될 것이라 진단했다. SNS 등이 존재감 과시의 창구가 되면서 폭력도 점차 과격해지는 실정이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학교 폭력으로 검거된 청소년은 6만3429명이다. 2013년 1만7385명, 2014년 1만3268명, 2015명 1만2495명으로 조금씩 줄다 2016년 1만2805명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매년 10대 폭력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만 별다른 실효성을 못 거둔 채 반복되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의 폭행 사건은 △집단화 △흉포화 △사진·영상을 찍고 SNS에 공유 △성매매 강요 등 몇 가지 패턴이 반복되는 특성을 보인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광명의 한 중학교에서는 3학년 D군(15)이 약 3시간 동안 끌려다니며 10여명에게 구타 당하고 담뱃불로 옷을 지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부산에서는 여중생을 공사 자재와 의자, 유리병 등으로 폭행하고 피투성이가 된 학생을 무릎 꿇려 사진을 찍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같은해 강릉에서도 E양(17) 등이 여중생 F양을 7시간 동안 무차별 폭행해 공분이 일었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전문가들은 10대들이 10년 이상 자라는 과정에서 교육이 부재했던 탓에 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것이라 진단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10대들에 대해 가정이나 학교에서 제어가 됐는데 지금은 부모도 교사도 무섭지 않아 결국 사법처리를 받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사가 학생 잘못을 지적하고 훈계하면 부모가 찾아가 항의하는 등 교육의 틀이 깨졌다는 것이다.

이어 "10년 이상 교육이 부재한 상태로 계속 자라왔기 때문에 처벌해도 또 다른 폭력이 계속 반복된다"며 "잡초를 잘라도 뿌리가 남아 계속 올라오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성인 사회의 폭력성이 10대들에게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10대들은 성인들의 반영이고 축소판인데 접하는 환경이 지나치게 감정적·폭력적이다보니 그에 맞게 변하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학생들도 욕을 많이 하는데, 충동 조절이 아직 부족한 상황에서 폭력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 교수도 "과거에는 성매매를 시켜 돈을 갈취하는 것은 없었는데, 이런 것들은 성인들의 수법"이라며 "죄책감이 없고 또래 문화에서는 상당히 멋있고 자기 힘을 과시하는 것으로 치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대들이 애용하는 SNS가 폭력을 충동질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곽 교수는 "SNS를 통해 폭력 가해자가 (관련) 사진 등을 올리고 돌려보면서 존재감을 드러낸다"며 "차별화 되는 것을 찾으면서 폭력적인 것을 더 찾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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