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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정부가 불지핀 코스닥, 돈잔치로 끝나서는 안돼

광화문 머니투데이 송기용 증권부장 |입력 : 2018.01.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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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유동성이 흘러넘쳐 새해 벽두부터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강남 집값, 가상화폐, 코스닥이 그렇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8.2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 강남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강남구 대치동 85.9㎡ 아파트 가격이 3개월 만에 3억원 넘게 올랐고, 서초·송파 등도 2개월 만에 2억원 이상 오른 곳이 많다.

올해 4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시작되는 만큼 그 전에 집을 팔아야 할 것이라는 국토부 엄포는 먹혀들지 않았다. 다급한 정부가 보유세 강화 등 새로운 규제안을 만지작 거리고 있지만 이 역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채만 보유해야 한다면 누구나 원하는 '똘똘한'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 한 채만 갖겠다는 심리가 강남불패론과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 집값 상승 원인을 다주택자로 규정하고 이들을 잡겠다던 정부 정책이 거꾸로 먹혀들었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한 때 '부동산 망국론'이 있었지만 가상화폐 광풍과 비교하면 비교불가다. 대표적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10배 이상 폭등했고 가상화폐 하루 평균 거래액이 5조원을 넘어 코스닥 시장을 2배 이상 앞선지 오래다.

20대 청년이 가상화폐 투자로 2, 3년 만에 200억원대 수익을 올렸다거나 옆자리 직원이 10억원 넘게 벌어 강남에 집 사는데 보탰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성실하게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허탈하게 하는 소식인데, '가상화폐 우울증'에 걸렸다는 직장인이 나올 정도다.

가상화폐를 실체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 아래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던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30대는 물론 10대 청소년까지 24시간 돌아가는 가상화폐 거래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고사시키는 것이 광풍을 차단하는 지름길이라고 보고 투트랙 전략에 나섰다. 은행과 가상화폐 거래소 간 거래를 차단, 돈줄을 막는 한편 거래소를 직접 조사해 불법행위를 엄단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초강경 대책이 발표되면 거래가 잠잠했다가 하루, 이틀 뒤면 다시 급등하는 추세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습효과 때문인지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정부 대책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이다.

강남 집값, 가상화폐가 정부 통제가 먹혀들고 있지 않다면 코스닥은 거꾸로 정부가 나서서 불을 지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2018 경제정책 방향' 발표 후 8일까지 7거래일 만에 코스닥 지수가 10% 급등했다.

'창업-기업공개(IPO)-자금회수 또는 재투자'로 이어지는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놓고 코스닥을 살리겠다는 정부 선언에 시장이 화답했다. 강남 집값, 가상화폐에서는 실패한 정부의 시장통제 기능이 코스닥에서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스닥 부양이 불러올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크다. 무엇보다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가 문제다.

정부는 △대형주용 △중소형주형 등 기존 8개 유형의 연기금 위탁운용 유형에 '코스닥 투자형'을 신설키로 했다. 또 연기금 벤치마크 지수도 코스피와 코스닥이 혼합된 신통합지수(가칭 KRX300)로 바꾸기로 했다.

코스피, 코스닥 300개 기업으로 구성된 KRX300을 투자지표로 정하면 자동적으로 막대한 연기금 자금이 코스닥에 흘러들어 가게 된다. 현재 2% 수준인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국내 굴지 자산운용사 사장은 "연기금을 동원한 인위적인 코스닥 띄우기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2000년대 초 '코스닥 붐'이 재연 되겠지만 정부 통제력이 떨어지는 2, 3년 후에도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일부 코스닥 대주주들만 배불릴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기관 자금이 몰리는 틈을 이용, 한 바이오 기업 대주주가 1000억원대 지분을 팔아 논란이 일었다.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를 강제해서는 안될 것이다. 투자집행을 연기금 자체 판단에 맡기고, 코스닥 투자에 제약이 되는 내부투자규정을 풀어주는 선에서 머물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밖에 일자리 창출, 설비투자 증가율, 고배당 기업으로 투자를 한정해 국민의 노후수단인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명분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참고할 만하다.

오는 11일로 예정된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에서 코스닥 시장을 살릴 제대로 된 묘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광화문]정부가 불지핀 코스닥, 돈잔치로 끝나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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