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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가상통화 광풍에 국부 50조 유출”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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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가상통화 광풍에 국부 50조 유출” 사실일까?

머니투데이
  • 유엄식 기자
  • 권혜민 기자
  • VIEW 17,593
  • 2018.01.1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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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가상통화 거래 차익 외화 환전 어려워…향후 시세 하락시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거래 실명제 전환 필요한다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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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설치된 시세 전광판에 가상화폐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사진제공=뉴스1
“가상통화가 무분별한 투기판으로 변질돼 이미 국부(國富) 50조원이 중국 등 해외로 유출됐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상통화 거래소 사이트 규제를 찬성하는 쪽에서 이런 주장을 펼친다. 한 대학 교수가 개인 블로그에 “나의 제자들, 한국의 젊은이들이 아르바이트로 번 피 같은 돈이 국제 투기꾼들에게 빨려 나간다는 생각이 든다”며 투자 자제를 당부할 정도다.

그렇다면 가상통화가 외환 유출 통로가 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그 규모를 50조원으로 추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50조원 유출설의 배경은 가상통화 업계가 추정하는 글로벌 시가총액 약 500조원 가운데 국내 보유액 비중이 약 10% 정도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런 가정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세계 가상통화 시장이 500조원이라고 하는데 실제 거래량을 보면 ‘허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소규모 거래에도 가격이 급등락하는 특성상 정확한 가치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개당 100만원에 산 A코인 1000개 중 하나를 2000만원에 팔았다고 나머지 999개 모두 2000만원의 화폐 가치를 담보할 수 없다”며 “실제로 거래를 통해 현금화된 규모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만약 외국인들이 자체 채굴·개발하거나 해외 거래소에서 구입한 가상통화를 국내 거래소 사이트를 통해 프리미엄을 붙여 비싼 값에 한국인에게 판매한 경우에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이런 경우 일부 가상계좌를 통해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거래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 나갈 가능성은 낮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내국인이 별도 신고절차 없이 해외계좌로 송금할 수 있는 금액은 연간 5만달러로 제한된다. 그 이상의 금액은 미리 사용처 등을 은행에 신고해야 가능한데, 최근 정부의 가상통화 규제가 본격화 된 이후 가상통화 구입 목적으로 5만달러 이상 해외송금은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비거주자(외국인)의 경우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적정한 세금이 부과됐는지 소득증빙을 하면 연간 5만 달러가 넘어도 해외계좌로 보낼 수 있지만, 가상통화 거래 수익은 자금출처도 불분명하고 세금도 부과되지 않아 소득증빙이 어렵다. 합법적인 방식으로 국내 은행에서 환전 및 송금이 어렵다는 얘기다.

최근 카드사들이 해외 거래소 가상통화 구매 시 신용카드 결제를 금지해 이를 통한 자금 유출 가능성도 낮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가상통화 관련 관계차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가상통화거래 실명제실시, 가상통화 거래소의 가상계좌 신규 발급 중단 등이 담긴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제공=뉴스1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가상통화 관련 관계차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가상통화거래 실명제실시, 가상통화 거래소의 가상계좌 신규 발급 중단 등이 담긴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제공=뉴스1

가상통화 논란이 제기된 이후 외환시장 동향을 봐도 50조원 유출은 ‘낭설’에 무게가 실린다.

50조원은 달러화 환산시 약 47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국내 외환보유액의 약 12%에 달하는 규모다. 이 정도의 자금이 단기간 해외로 빠져나갔다면 원화 값은 급락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로 3년 여만에 가장 낮은 ‘원화 강세’ 국면이다.

한은 관계자는 “그 많은 돈이 다 해외로 빠져나갔다면 원/달러 환율도 많이 움직였을 것이고 외환시장 모니터링에 어떤 식으로든 포착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가상통화 투기 광풍이 국내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시중 유동성 쏠림 현상에 소비가 둔화될 수 있고, 특히 대출 등을 통해 투기 자금을 마련한 청년층·저소득층 등이 손실을 볼 경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정부가 거듭 “가상통화 투자 손실에 따른 피해는 본인의 몫”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상황이 우려되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한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가상통화에 대한 이상한 루머가 나오는 것은 정부가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시장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급선무”라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가상계좌를 통한 불법 자금세탁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거래 실명제는 도입될 필요가 있다”며 “다만 거래소 폐쇄는 개인 재산권과 직결된 문제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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