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 사촌경영 교통정리 올해 마무리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좌측)과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

세아그룹의 '사촌경영' 체제 교통정리가 막바지 단계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104,800원 ▼800 -0.76%) 부사장이 상속세 납부를 연내 마무리지을 예정인 가운데, 지주사격인 세아홀딩스 지분율을 사실상 50% 이상으로 끌어올려서다.


이태성 부사장과 1978년생 동갑내기 사촌지간인 이주성 세아제강 (223,000원 ▼2,000 -0.89%) 부사장은 그룹 모태 기업 격인 세아제강 지배력을 다진다. 오너 3세인 두 명이 추후 각각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을 경영할 구도가 완성되는 것이다.

15일 철강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이태성 부사장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아제강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한 금액은 약 570억원이다.

이태성 부사장은 2013년부터 세아제강 지분 매각을 통해 아버지 고(故)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으로부터 받은 세아홀딩스(8.41%), 세아제강(8.38%), 세아네트웍스(9.11%) 등 지분에 대한 상속세를 납부해왔다. 전체 상속세는 약 1900억원으로 지난해 1월까지 이 가운데 1100억원 가량을 납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세아제강 지분 현금화로 마련한 570억원을 빼면, 현재 남은 상속세는 200억~300억원 수준. 이태성 부사장이 현재 들고 있는 세아제강 지분 5.1%를 지속 매각하면 올해 안에 상속세 완납이 가능한 범위다.


이태성 부사장의 상속세 완납은 사촌경영 체제 확립을 위한 전제 조건이었다.

상속세 문제는 고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이 2013년 3월 남미 출장 도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타계하면서 불거졌다. 승계 준비가 안된 가운데 거액의 상속세를 분납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어떤 지분을 팔아 납부 자금을 마련할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가 생겼고, 이 가운데 사촌 간 지분 교통정리 필요성이 부각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태성 부사장이 세아제강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를 내는 동시에 세아홀딩스 지분을 늘리고, 이주성 부사장과 그의 아버지이자 고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순형 현 세아그룹 회장이 세아제강을 자연스럽게 맡는 밑그림이 나왔다.

2013년 세아홀딩스 지분 상속으로 이 회사 지분율이 26.36%가 된 이태성 부사장은 꾸준히 지분율을 끌어올려 현재 35.12%다. 이태성 부사장의 개인회사 에이치피피의 지분 5%를 합하면 사실상 지분율은 40.12%. 그의 모친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 지분 10.65%까지 더하면 50%가 넘는다. 이제 상속세 문제와 세아홀딩스 지배력 확대가 모두 마무리된 양상이다. 이태성 부사장은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세아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반면 이주성 부사장은 10.77% 수준이던 세아제강 지분율을 지난해 11월 11.48%로 올려 최대주주가 됐다. 아버지 이순형 회장(11.34%)과 이 회장 외 1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해덕기업(4.3%) 등을 합하면 27.12%다. 이주성, 이순형 부자는 세아홀딩스 지분 정리도 동시에 진행한다. 2013년 35.6%였던 부자의 세아홀딩스 합산 지분율은 현재 30.61%다.

사촌경영 체제 교통정리가 상속세 완납으로 올해 사실상 마무리되는 가운데, 앞으로 관건은 계열분리 여부다.

사촌경영 체제에서 이태성 부사장은 세아홀딩스 산하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세아메탈, 세아엔지니어링, 세아에프에스, 세아에삽 등 자회사를 거느린다. 세아홀딩스와 지분관계로 얽히지 않은 세아제강은 강관사업과 해외 자회사를 맡는다. 세아제강의 자산규모는 약 2조4850억원으로 세아그룹 관계사 중 세아베스틸(약 3조7912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계열 분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철강업종 테두리에 묶여 있는 데다 이태성, 이주성 부사장 아버지 대부터 끈끈한 형제경영을 이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은 이와 관련, "(계열분리 생각은)안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