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대중교통 무료"…'이틀간 100억' 미세먼지 대책 논란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서울시 대중교통에 대한 출퇴근 시간 무료운행이 실시된 15일 오전 서울 마포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시민이 마스크를 쓴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수도권에서 미세먼지 저감 조치가 발령됨에 따라 출퇴근 시간 서울 지역 버스와 지하철이 무료로 운행됐다. 15일 오전 서울의 한 버스정류장에 출퇴근 대중교통무료 안내문이 게시되고 있다./사진=뉴스1

16일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서 17일 출·퇴근 시간도 서울 버스·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5일에 이어 두번째다. 서울시는 자동차 운행을 줄여 미세먼지를 잡겠다는 취지이지만, 하루 약 50억원이라는 비용 대비 효과는 미미해 논란은 진행 중이다.

이날 서울시는 17일 오전 6시부터 밤 9시까지 서울 지역에 서울형 미세먼지(PM-2.5)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7일 출·퇴근 시간(첫차~9시, 18시~21시)에 서울시 버스나 서울교통공사 운영 지하철 노선(1~8호선)과 서울 민자철도(9호선, 우이신설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4일에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해 15일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했다. 이날 하루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로하는데 4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서울시 대중교통에 대한 출퇴근 시간 무료운행이 실시된 15일 오전 서울 마포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시민이 마스크를 쓴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하지만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지난주 같은 요일 대비 지하철 이용자는 2.1%, 시내버스 이용자는 0.4% 증가하고, 서울시내 14개 지점의 도로교통량은 1.8% 감소했다.

이에 서울 시민들 사이에서 '세금 낭비'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모씨(32)는 "내일도 버스·지하철을 무료로 하면 이틀 동안 1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든다"며 "서울시가 정책 효과를 면밀히 검증한 뒤 시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 자가용을 타고 출·퇴근을 한다는 박성호씨(29)도 "미세먼지가 많으면 오히려 자동차를 더 가지고 나가지 버스·지하철이 공짜라고 타진 않는다"며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시는 시민들 스스로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동참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에도 이 같은 대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 대중교통 출퇴근시간대 면제는 스스로 자구책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차량 2부제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참여를 늘리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