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의원 前 보좌관 "구은수 집무실서 직접 돈 전달"(종합)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사건' 관련 업무상과실치사 등 1회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17.1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다단계 유사수신업체로부터 경찰관 인사·수사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재판에서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 김모씨가 구 전 청장의 집무실에서 직접 돈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16일 열린 구 전 청장에 대한 첫 공판에 김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IDS홀딩스 회장으로 활동하던 브로커 유모씨를 구 전 청장에게 소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같은 고향이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유씨가 '꼭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라며 '경찰인사를 도와줄 수 있겠냐'고 부탁했다"며 "구 전 청장과의 자리를 한번 마련해볼 테니 한번 제의를 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윤모씨 등 인사청탁 관련해서는 구 전 청장의 집무실에서 직접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며 "구 전 청장에게 메모를 전달하고 준비한 돈을 줬다. 그 자리에서 제 전화로 유씨와 연결해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유씨가 IDS 로고가 적힌 봉투에 돈을 넣어서 줬는데, 공직자에게 회사 로고가 적힌 봉투는 아니다 싶어 하얀 봉투로 바꿔서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원래 구 전 청장이 말이 많은 분이 아니다"라며 "돈을 전달했을 때도 '아이 뭐 이런걸'이라면서 서랍에 돈을 넣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앞서 진행된 서류증거 조사에서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와 유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됐다.

검찰이 공개한 문자에 따르면 유씨는 김 대표에게 경찰관 윤모씨의 인사와 관련해 '청장에 부탁했으니 조치를 기다려보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 김 대표가 '반드시 윤씨에게 배정되도록 해달라'고 문자를 보내자 유씨는 '알았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윤씨에게 '영등포로 옮겨진다니까 기다려라. 이리로 와야 나를 돕지'라는 문자를 보냈고, 유씨에게는 '지능팀으로 못가면 우리한테 아무 도움이 못된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유씨는 '한시간 전에 청장에게 부탁했으니 기다려보자'고 답했다.

이외에도 '2016년 추석선물'이라고 적힌 명단이 공개됐다. 명단에는 '구은수, 봉투 100만원'이라는 내용이 기재됐다.

구 전 청장 측 변호인은 "검사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큰 그림을 그렸다"며 "김 대표의 1조원대 사기 사건 피해자를 자극하면서 구 전 청장이 관여한 것처럼 수사를 기획했지만 공소사실을 보면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 전 청장의 기본입장은 누가 요청하면 성격상 바로 거절하지 못하고, 검토하고 보고를 요청했을 뿐이다"며 "검찰 조사에서 전화를 받았고, 부탁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진술한 것은 돈을 받지 않았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지시와 검토요청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이 사건을 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 전 청장은 재직 당시 유씨로부터 경찰관 윤모씨 등을 승진시켜 업체를 수사 중인 경찰서로 보내달라는 인사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 경찰관 2명은 특별승진했고, 윤씨는 IDS홀딩스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던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자리를 옮겼다.

윤씨는 당시 김 대표가 고소한 사건을 담당하며 지속해서 수사 진행상황을 누설하고, 사실상 김씨의 지휘를 받아 피고소인을 구속하는 등 청부수사를 했다. 이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거쳐 퇴직했다. 윤씨는 IDS홀딩스 측에 수사정보를 넘겨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 공무상비밀누설)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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