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비상조치 두번째 발령…박원순 "50억보다 시민생명이 더 중요"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또 다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서울시 물차가 미세먼지를 청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초미세먼지가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서울시가 시민참여형 차량 2부제와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운행을 골자로 하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17일 두번째로 발령했다.


특히 하루 50억원 가량 소요되는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놓고 포퓰리즘 논란이 거듭 제기되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나서 "미세먼지는 재앙"이라며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직접 나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당일(새벽 0시~오후 4시)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50㎍/㎥를 초과하고 이날 오후 5시 기준 다음날 예보가 나쁨(50㎍/㎥) 이상일때 발령된다. 이날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지난 15일에 이어 두번째 발령됐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시민참여형 차량 2부제 △출퇴근 시간(첫차~오전 9시, 오후 6~9시) 대중교통 무료 운행 △시·자치구·산하기관 등 공공기관 주차장 전면폐쇄 △공공기관 운영 사업장과 발주 공사장 가동률 하향조정 또는 조업단축 △비산먼지 발생공정 중지 △분진을 씻기 위한 도로 물청소 등의 조치가 시행된다.

하지만 첫날부터 효과가 미미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첫날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이용에 47억8800만원이 소요됐지만 시내버스 이용자수는 전주대비 4%, 지하철 이용자수는 3.5% 증가한데 그쳤기 때문이다. 교통량은 1.8% 정도 감소하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발령 기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16일 미세먼지가 첫번째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5일보다 오히려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은 정부가 마련한다는 점에서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당국자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또 출퇴근시간대 대중교통 요금 무료를 놓고 포퓰리즘 논란도 벌어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포퓰리즘적이고 미봉적이 아닌 근본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중교통 공짜 운행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미세먼지 저감과 인식 제고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무료 교통비로 소요되는 50억원 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 강제 2부제를 도입하는 등 현행 비상저감조치보다 한층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료는 강제 차량 2부제가 도입될때까지 시민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과 차량 2부제 참여를 높이기 위해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특히 서울시는 비상저감조치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이 오히려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저감조치가 거듭 발령되고 미세먼지가 심각해질수록 시민참여형 차량 2부제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오전 서울시는 시민 환경단체와 차량 2부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국발 요인이 크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수는 없다"며 "차량 2부제나 통행량 저감을 통해 국내 미세먼지 요인이라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미세먼지 위해성을 자각하고 교통량 감소 비율이 올라가게 노력하면 (비상저감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미세먼지가 조금이라도 감소한다면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의 측면에서 보면 가치 있다"고 덧붙였다.